넥센 박병호가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엔씨전에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 넥센 구단 제공
남은 13 경기에서 달성 시간 문제
밴헤켄 19 승…서건창 177 안타
밴헤켄 19 승…서건창 177 안타
9일 오후 한화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목동구장.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짐짓 당혹스런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현재 넥센에는 4번 타자 박병호(28)가 50홈런을 겨냥하고 있고, 에이스 앤디 밴헤켄(35)이 20승에 다가서고 있다. 거포 유격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강정호(27)와 역대 최초 200안타를 향해 나아가는 서건창(25)까지 있다. 잠시 고민하던 염 감독은 ‘사견’임을 거듭 강조한 뒤 “아무래도 박병호가 50홈런 이상 치고 타점왕까지 되면 유리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박병호는 2012, 2013 시즌 연속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이승엽(2001~2003 시즌)에 이어 3년 연속 최우수선수에 도전 중이다.
2시간여 뒤, 박병호는 2-1로 앞선 3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목동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쏘아올렸다.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선발 앤드루 앨버스의 7구째 가운데 높은 시속 123㎞ 체인지업을 두들겼다. 시즌 48호. 9월 5경기 동안 7홈런을 뽑아내며 2003년 이승엽(56개), 심정수(53개) 이후 10년 동안 종적을 감춘 시즌 50홈런에 단 2개만을 남겨놓았다. 넥센의 잔여 경기 수가 13경기여서 박병호의 50홈런은 시간문제다. 박병호는 이날 3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려 타점 1위(111개)도 이어갔다.
넥센 선발로 등판한 밴헤켄은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19승(5패)을 올리면서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이후 시즌 20승에는 단 1승만 남겨놓았다. 더불어 시즌 첫번째로 전 구단 상대 승리도 거뒀다. 서건창은 시즌 58번째 멀티히트(6타수 2안타)로 안타 수 177개가 됐다. 유격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강정호는 오른 엄지 부상으로 5경기째 결장했다. 염 감독은 “강정호가 수비는 문제가 없는데 타격할 때 통증이 있어서 모레(11일)쯤 상황을 봐서 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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