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한인 야구팀 ‘아리랑’의 김범영(오른쪽) 감독과 전용문 코치가 5일 빠툼타니 퀸 시리낏 스포츠센터에서 주먹을 쥐고 한국의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기원하고 있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아시아청소년대회 한국 대표 지원하는 ‘아리랑’ 야구팀
타이 대표팀과는 평가전도…아시안게임선 타이팀 후원
타이 대표팀과는 평가전도…아시안게임선 타이팀 후원
온라인/‘야구 사랑’ 한인들이 뭉쳤다…방콕의 ‘아리랑’
*사진설명: 타이 한인 야구팀 ‘아리랑’의 김범영(오른쪽) 감독과 전용문 코치가 5일 빠툼타니 퀸 시리낏 스포츠센터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한국의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기원하고 있다.
5일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한국과 필리핀의 준결승전이 열리기 1시간 전인 낮 12시(현지시각). 타이(태국) 빠툼타니의 퀸 시리낏 스포츠센터 야구장엔 한국 대표팀이 점심으로 먹을 도시락이 도착했다. 빠툼타니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방콕 시내에서 30인분이 넘는 한국 음식을 배달한 사람은 현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범영(45)씨다. 그는 김종업 대한야구협회 부회장과 인연이 닿아 대표팀이 경기와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사실 대표팀이 주문한 도시락과 간식, 음료수를 배달하고 협회 직원이 필요할 때 차량을 지원해 주는 게 전부예요.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쁩니다.” 야구를 정말 사랑한다는 김씨는 타이의 유일한 한국인 야구팀 ‘아리랑’의 감독이기도 하다. 주로 여행업에 종사하는 40여명의 선수를 보유한 아리랑팀은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타이 대표팀의 평가전 상대가 될 정도로 실력이 좋다고 했다. 김씨는 “평균 나이가 40살이 넘을 정도로 많지만 야구는 잘한다고 자부한다. 한국 사회인 야구팀들과 비교하자면 2부리그 중위권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3살의 ‘젊은 피’ 전용문씨를 비롯해 선수 출신 플레잉 코치도 4명이나 있다.
아리랑팀의 야구 사랑은 단지 야구를 즐기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태국한인아마추어야구연합회’(KTBA)를 설립해 축구의 나라 타이에 야구를 보급하려 노력하고 있다. 김씨가 회장인 이 단체의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는 타이 야구대표팀 지원이다. 김씨는 “일본계 전자부품 제조회사 미니배의 일본인 직원들이 타이 청소년대표팀의 감독과 투수코치를 맡고 있다. 일본인만큼 야구를 좋아하는 우리도 뭔가 도움을 주고 싶어 용품 지원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다음달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타이 대표팀에 운동화와 배팅장갑을 무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김씨는 “최근 타이 18살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글러브를 지원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성인 대표팀엔 아시안게임 때 인천에도 함께 방문해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국한인아마추어야구연합회는 올해 12월 한국의 사회인 야구팀들을 모집해 대회도 열 계획이다. 총 16개팀의 신청을 받을 예정인데 이미 서울, 성남 등의 6~7개 팀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한국팀뿐만 아니라 베트남 교민 야구팀도 대회에 출전한다고 했다. 김씨는 “후원 금액의 일부는 타이아마추어야구협회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제 추석 연휴인데 고향 생각이 나지 않느냐고 묻자 김씨는 “타이에 온 지 10년이 넘어 명절에 대한 느낌은 많이 사라졌다. 대사관과 한인상가가 함께 추석행사를 연다고 하는데 6일 일본과의 결승전과 시간이 겹친다. 그 행사 때문에 더 많은 교민이 한·일전에 응원하러 오지 못해 오히려 아쉽다”고 웃으며 말했다.
빠툼타니(타이)/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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