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환(맨 오른쪽) 청소년야구대표팀 코치와 투수 남경호(맨 왼쪽)가 지난 1일 타이 빠툼타니의 퀸 시리낏 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경기 전에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엄상백(가운데)이 투구연습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결승전은 선수들의 멘탈 싸움이 될 겁니다. 특히 투수들은 마인드 컨트롤을 정말 잘해야 해요.”
김경환(44·김해고 감독) 청소년야구대표팀 투수코치는 5일 오후 3시(한국시각) 타이 빠툼타니의 퀸 시리낏 스포츠센터에서 열릴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을 앞두고 투수들의 심리 상태와 마운드 운영 방안에 대해 최종 점검에 나섰다. 그의 초점은 필리핀과의 준결승전보다 일본과 대만의 경기 승자와 맞붙을 6일 결승전에 맞춰져 있었다. 김 코치는 “대표팀 투수들은 소속 학교에선 모두 에이스들이라 자존심이 세고 실점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결승에서 만날 팀의 타자들은 1번부터 9번까지 모두 강하다. 한두 점 실점하더라도 급속히 무너지지 않도록 지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다. 김 코치는 결승전 선발투수는 준결승이 끝나고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예선 대만전 승리투수 엄상백(덕수고3)과 조한욱(충암고3)은 구위가 좋아 마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편이다. 시속 145㎞ 안팎의 구속으로 강하게 윽박지르는 투구는 그들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김 코치는 “공끝이 좋고 전투적인 투수들이다. 하지만 공 100개를 잘 던졌어도 1개를 못 던지면 지는 게 야구다. 마운드에서 상황을 잘 판단하고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게 벤치에서 도와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좌완 스페셜리스트 정성곤(인창고3)도 시속 14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 결승에서 맞붙을 팀의 왼손 타자들을 상대할 비장의 카드로 손꼽히고 있다. 대만전에서 선발투수 엄상백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일곱 타자만을 상대했을 뿐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코치는 “구위도 좋지만 마운드에서 성급하지 않게 승부하는 것이 장점인 선수”라고 칭찬했다.
지난 2일 타이전과 3일 파키스탄전에 출전해 총 4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친 한두솔(광주일고3)은 연습벌레다. 시합과 오후 훈련이 끝난 뒤 야간훈련을 가장 많이 소화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김 코치는 “두솔이는 소속팀 감독이 야구에 미쳤다고 할 정도로 성실하다. 몇년 뒤 미래가 기대되는 대기만성형 선수”라고 했다.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 남경호(서울고3)는 파키스탄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으며 완벽한 투구를 했다. 김 코치는 “평소엔 매우 활발한 성격이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이성적으로 투구를 하는 선수다. 경기 중 상황 판단 능력도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타이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류재인(마산고3)은 타격 능력도 좋다. 소속팀에선 중심타자로도 활약한다. 파키스탄전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보내기 번트 등 작전 수행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코치는 “투수이지만 때에 따라 대타요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한 선수”라고 말했다.
빠툼타니(타이)/글·사진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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