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영(경남고2)이 3일 타이 빠툼타니의 퀸 시리낏 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B조 예선 3차전 파키스탄과의 경기에서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투수 무함마드 파이잔 알리의 공을 기다리고 있다.
청소년야구대표팀이 파키스탄을 5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3연승을 달리며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B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A조 2위 팀과 5일 오후 3시(한국시각)에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3일 타이 빠툼타니의 퀸 시리낏 스포츠센터 야구장에서 열린 예선 최종전에서 파키스탄을 22-0으로 이겼다. 5회에 20점 이상 점수차가 나면 경기가 끝나는 규정에 따라 5회말 수비를 끝낸 뒤 콜드게임으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투수 남경호(서울고3)는 3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잡으며 퍼펙트 투구를 했다. 그는 “약팀이지만 평소 하던 대로 던졌다. 요즘 컨트롤이 안 잡혀 가운데로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두솔(광주일고3)은 4회 두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 1피안타 2삼진으로 호투하며 전날 타이전에 이어 이틀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한국 타선은 구속이 시속 100㎞도 되지 않는 파키스탄 투수를 21안타 8사사구(볼넷 6개, 몸에 맞는 공 2개)로 공략해 22득점을 올렸다. 4번타자 김민혁(광주동성고3)은 2루타 2개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1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감독님이 스윙궤도가 낮다며 눈높이보다 조금 낮은 위치로 방망이를 높여 돌리라고 조언해 주셔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포수의 송구가 느리자 평소 시도하지 않던 도루를 하며 슬라이딩을 하다 유니폼이 찢어지기도 했다. 한국은 이날 무려 1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발목이 좋지 않아 선발 명단에서 빠진 황대인(경기고3)을 대신해 평소 포지션 2루수가 아닌 3루수로 출전한 6번타자 이도윤(북일고3)도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의 1등공신이 됐다. 그는 “상대 투수의 공이 느려 빠른 공을 칠 때보다 더 집중해서 스윙을 했다. 공수에서 전력을 다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효근(46) 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파키스탄 선수들에게 원포인트 강습을 했다. 파키스탄 타자들은 배팅 장갑도 끼지 않고 타석에 섰고, 포수 미트도 없어 빌려 쓰는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있었다. 일부 타자들은 시속 140㎞가 넘는 한국 투수들의 공이 무서워 배팅 박스 밖에 서서 공을 칠 의지 없이 기다리기도 했다. 이 감독은 “기본기 위주로 지도했다. 야구를 전세계에 전파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기쁜 마음으로 레슨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H6s빠툼타니(타이)/글·사진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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