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시절 ‘타격의 달인’으로 불리던 이정훈(51)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의 타격 비법은 ‘인사이드 아웃’ 스윙이다. 지난 8일 충남 서산의 한화 2군 야구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수많은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이 상체로만 타격을 한다. 하반신 회전을 이용하지 못하면 방망이의 속도와 힘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마이너리그 타격코치들도 어린 선수들을 가르칠 때 하체와 허리의 회전을 가장 강조한다고 했다. 그는 “아웃사이드 인이 아닌 인사이드 아웃을 하는 게 관건이다. 방망이가 안에서 밖으로 나간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의 추신수와 일본프로야구의 이대호가 ‘인사이드 아웃’ 또는 ‘인 앤 아웃’이라 불리는 스윙을 잘하는 대표적인 선수다.
팔꿈치를 몸에 붙여 방망이 머리가 안에서 밖으로 나가듯이 돌리는 ‘인사이드 아웃’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한겨레티브이> 영상 갈무리
이 스윙을 제대로 하려면 오른손 타자 기준으로 왼쪽 몸의 라인을 벽처럼 고정시켜야 한다. 이 감독은 타석에 서서 두려움을 느끼면 왼쪽 몸이 뒤로 빠지며 아웃사이드 인 스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왼쪽 눈부터 어깨, 옆구리, 무릎, 발목, 새끼발가락까지 힘을 주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타자에게 왼쪽 라인은 ‘생명선’이죠. 프로 선수들도 이 생명선이 무너지면서 슬럼프가 시작되는 겁니다.” 그는 왼쪽 라인을 고정시키고 팔꿈치를 상체에 최대한 빨리 붙이며 스윙하는 연습을 하루에 50번씩 열흘만 해도 타격자세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설명을 들은 뒤 스윙을 해보자 이 감독은 쪽집게 과외 선생처럼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법을 제시했다. 앞쪽 발을 들 때 중심이 뒤로 쏠리자 몸통은 움직이지 말고 다리만 들라고 했고, 방망이를 뒤로 빼는 동작이 크면 오른쪽 어깨 위쪽에 방망이를 위치시키고 준비자세를 취하라고 했다. 방망이를 앞으로 뻗는 동작이 제대로 안될 때는 팔이 아닌 손목을 쓰고, 회전할 때 균형이 무너질 때는 양 무릎이 닿을 듯이 다리를 모으면 굉장한 속도와 힘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이 감독의 해법대로 스윙을 하니 그 자리에서 방망이의 속도와 힘이 개선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으로 방망이를 말아쥔다고 생각해라. 손가락 마디에도 굳은살이 생겨야 제대로 방망이를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이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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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정주용 <한겨레티브이>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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