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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전용구장 7곳의 기적…리틀야구, 우리가 ‘넘버원’

등록 2014-08-25 18:58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25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라마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미국 시카고 대표팀을 꺾고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는 세리머니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우스윌리엄스포트/유에스에이스포츠투데이 연합뉴스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이 25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라마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미국 시카고 대표팀을 꺾고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뒤, 손가락으로 하늘을 찌르는 세리머니를 펼쳐 보이고 있다. 사우스윌리엄스포트/유에스에이스포츠투데이 연합뉴스
월드시리즈 29년만에 우승
일본전 두번…미국까지 꺾어 전승

160개팀, 사회인구장 빌려쓰고
그것도 안돼 장거리 이동 잦아
“학습권 보장·인성교육 차원서
다용도 경기장이라도 늘려야”
“아이가 공부를 병행하는 건 좋았지만 소속 클럽팀이 전용으로 쓸 수 있는 리틀야구장이 없어 고생했어요. 주로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이 쓰는 공원 야구장을 빌려 운동을 했는데, 지금은 그곳마저 폐쇄돼 아이의 후배들은 멀리 떨어진 다른 야구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리틀야구는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우승의 주역으로 결승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신동완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야구를 해왔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만 12살 이하 서울시 클럽 대표팀으로 구성된 한국은 25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라마데스타디움에서 열린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결승에서 미국의 시카고 대표팀에 8-4로 승리했다. 1984, 1985년 2연패 이후 29년 만의 우승이다. 선수들의 부모들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떨지 않고 잘해줘서 고맙고 대견하다”며 감격하면서도 “리틀야구의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는 게 아이들의 후배들을 위한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8월 현재 국내 리틀야구 클럽팀은 전국 160개로 초등학교 야구팀(102개)보다 많다. 2006년만 해도 전국 17개팀밖에 없었으나 제1회 세계야구클래식(2006년) 4강,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의 영향으로 급격히 늘어나 2010년 초등학교 야구팀 숫자를 추월했다. 하지만 리틀야구 전용구장은 전국에 7곳에 불과하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은 12개 전국대회를 국제규격의 리틀야구장인 장충구장과 남양주시 소속의 리틀야구장 두 곳에서 대부분 소화하고 있다. 1985년 우승의 주역인 심재학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코치는 “리틀야구장이 7개밖에 없는 우리 선수들이 동네마다 야구장이 있는 미국의 선수들을 누른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리틀야구 클럽팀은 연습할 때 야구장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이날 타석에서 홈런을 치고 마무리 투수로 승리를 결정지은 최해찬의 아버지는 “한강 망원지구 어린이야구장을 주로 사용하는데 인터넷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예약을 못하면 상대팀을 수소문해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시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수도권 팀들의 상황은 낫다. 지방 팀들은 협소한 운동장이나 공원부지에서 연습경기와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리틀야구 경기장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학교 야구팀 선수들은 등교를 하면 이동 없이 학교 안에서 감독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리틀야구 선수들은 학교·집과 야구장의 거리가 멀면 이동 중 사고의 염려가 있다. 이날 선발투수로 활약한 황재영의 어머니는 “아이를 데려다주는 게 생각보다 큰일이었다. 내가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어린아이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았다. 감독님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픽업하기도 어렵다. 가까운 곳에 야구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리틀야구장이 많으면 클럽팀의 취지에 맞는 학습권 보장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전국 대회는 대부분 평일 오후 3시반에 첫번째 경기가 시작된다. 한 야구장에서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몸을 풀 시간이 필요하므로 오후 수업을 빠지고 경기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한영관 리틀야구연맹 회장은 “야구장이 늘어나면 오후 5~6시쯤에 첫 경기를 치를 수 있어 100% 학습권이 보장된다. 화성시에서 리틀야구장 6개면을 지어준다고 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야구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의 인성 교육 측면에서 리틀야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가생활로 야구를 즐기는 동시에 심신이 바르게 길러져 사회적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팀의 우승을 이끈 박종욱 감독도 “아이들에게 즐기는 야구를 강조했다. 두 차례 일본전에서도 승리만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스스로 잘해줬다”고 밝혔다. 스포츠를 통해 배우는 ‘참교육’을 강조한 허구연 <문화방송>(MBC) 야구해설위원은 “현실적으로 리틀야구장을 늘리는 게 불가능하다면 다용도 경기장을 건설해 야구와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대안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만 김양희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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