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정근우·이용규
빅3 연봉 합쳐 50억 달하지만
타격 30위안 한명도 없어 부진
“능력 충분…장기적으로 봐야”
서건창·나성범·이재원
3명 모두 연봉 1억원 안되지만
안타 1위·홈런 3위·타율 3위 활약
빅3 연봉 합쳐 50억 달하지만
타격 30위안 한명도 없어 부진
“능력 충분…장기적으로 봐야”
서건창·나성범·이재원
3명 모두 연봉 1억원 안되지만
안타 1위·홈런 3위·타율 3위 활약
구단별로 90경기 안팎을 치른 프로야구에서 올 시즌을 앞두고 ‘대박’을 터뜨린 자유계약(FA) 선수들의 성적은 어떨까? 지난 3일 기준으로 타격 30위 안에 연평균 1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터뜨린 선수는 아무도 없다. 타자 ‘빅3’로 불린 강민호(롯데·4년 75억원), 정근우(한화·4년 70억원), 이용규(한화·4년 67억원)는 모두 타율이 3할에 못 미친다. 강민호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5명 가운데 타율(0.218)이 꼴찌일 정도로 부진하다.
이들의 부진은 ‘받은 만큼 보여줘야 한다’는 정신적 부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경현 <에스비에스 스포츠> 해설위원은 “잘하는 선수들이지만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팀을 바꾼 정근우와 이용규는 새로운 분위기에서 새로운 훈련방법에 적응하며 성적을 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발목 부상을 당했지만 쉬지 않고 참고 뛴 것도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큰돈을 벌어 목표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해설위원은 “30살 전후인 세 선수의 나이로 봤을 때 자유계약 한번 하고 끝낼 선수들이 아니다. 목표는 더 높아지고 부담은 더 커지는데 몸이 안 따라주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부진에 대해선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적만을 위해 두 선수와 계약을 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허구연 <엠비시> 해설위원은 “정근우는 주루와 수비를 잘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다. 지난해 어깨 수술을 받은 이용규는 한화가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데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가 경험이 많은 손시헌(4년 30억원)과 이종욱(4년 50억원)을 영입하면서 내·외야의 안정감을 찾은 것과 유사한 효과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투수 중 유일하게 대형 계약을 한 장원삼(삼성·4년 60억원)은 4~5월에 7승을 거두며 출발이 좋았지만 6월과 7월에 1승씩밖에 올리지 못했다. 1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3경기째 아홉수에 걸려 있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3점대를 유지하던 평균자책점도 최근 3경기에서 14실점을 하며 어느새 4.60으로 치솟았다. 6~7월 허리 통증으로 1군 명단에서 24일간 빠지며 규정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연봉 1억원이 안 되는 선수들 가운데 맹활약하는 이들이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표 최종 명단에서 아쉽게 탈락한 서건창(넥센·9300만원)은 최다안타(135개)와 득점(90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프로 2년차 나성범(엔씨·7500만원)은 홈런(23개)과 타점(77점) 3위에 오르며 거포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초반 4할이 넘는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던 이재원(에스케이·7500만원)도 타율 0.383으로 시즌 끝까지 타격왕 싸움을 벌일 태세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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