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시작되는 프로야구 후반기는 삼성, 넥센, 엔씨(NC)가 3강을 형성한 가운데 롯데, 두산, 기아, 엘지(LG)가 치열한 4위 싸움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타이틀 경쟁에선 박병호와 강정호(이상 넥센)의 홈런왕 다툼이 가장 큰 볼거리다.
삼성이 전반기를 1위로 마쳤지만, 3.5경기차 2위 넥센과 4경기차 3위 엔씨의 도전도 만만찮다. 관건은 삼성이 후반기 초반에 두 팀과의 경기차를 얼마나 벌릴 수 있느냐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할지, 넥센과 엔씨 두 팀끼리 2위를 놓고 플레이오프 직행 다툼을 벌일지 관심을 끈다. 야구 해설위원들은 세 팀이 순위가 달라질 순 있어도 포스트시즌엔 모두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두산, 기아, 엘지의 4위 다툼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두산에 3경기차 앞서며 4위에 올라 있는 롯데는 마무리 투수와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관건이다. 세이브 5위(14개)에 올라 있는 김승회가 뒷문을 책임지고 있지만 시즌 끝까지 꾸준히 활약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경현 <에스비에스 스포츠> 해설위원은 “롯데는 고정 마무리가 아니라 2~3명의 투수를 타자 유형에 따라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7월 타율이 0.192일 정도로 슬럼프에 빠진 루이스 히메네스의 부활 여부도 변수다.
타선의 폭발로 한때 1위 삼성까지 위협했던 두산은 어느새 5위로 떨어졌다. 투수진의 불안이 가장 큰 이유다. 크리스 볼스테드를 방출한 두산은 새로 영입할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쿠바 출신 선수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서 기복이 심했던 이용찬의 구위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6위 기아가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불안한 마운드에도 4강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타자들이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4강 도약을 위해선 김진우, 송은범 등 선발 투수들이 제구실을 해줘야 한다. 7위 엘지는 양상문 감독이 취임한 뒤 상승곡선을 타고 있어 후반기 모든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만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허구연 <엠비시> 해설위원은 “엘지가 넘어야 할 산인 기아, 롯데와 벌이는 이번주 6연전이 추격의 승부처”라고 전망했다.
해설위원들은 에스케이(SK)와 한화가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4강 다툼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일성 <케이비에스 엔 스포츠> 해설위원은 “전반기 마지막의 한화는 안정적이었다. 한화에 이기느냐 지느냐가 중위권 팀들에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문은 홈런이다. 박병호가 독주 체제를 만드는가 싶더니 어느새 팀 동료 강정호가 따라붙었다. 현재 박병호가 30개로 1위, 강정호가 26개로 2위다. 안경현 해설위원은 “박병호가 정상적인 스윙을 하면 아무도 못 쫓아 오는데 성적이 좋았을 때와 달리 방망이를 너무 일찍 놓는다. 스윙이 퍼져 나오고 공을 맞힌 뒤 자세가 흐트러지는 원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유격수인 강정호의 수비 부담이 박병호를 추격하는 데 체력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유력한 두 선수의 컨디션 조절도 막판 홈런 경쟁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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