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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아듀! 한국 야구의 영웅…박찬호 은퇴

등록 2014-07-18 20:49

은퇴 ‘찬호 박’ 마지막 마운드에서…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
18일 저녁 7시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리기 직전 광주구장 관중석은 일순간 조용해졌다. 전광판에 은퇴한 박찬호(41)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숨을 죽이고 전광판에 주목하던 관중들은 외야에서 전조등과 비상등을 켜고 내야쪽으로 향하는 승합차로 시선을 돌렸다. 차가 멈추자 문을 열고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가 글러브를 끼고 마운드로 올라왔다.

그는 이날 올스타전에서 시구를 했다. 선수들이 그를 위해 은퇴식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포수 자리에서 공을 받은 이는 엔씨(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이었다. 공주고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시구를 마친 뒤 뜨거운 포옹을 했다.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도 모두 나와 박찬호를 둘러쌌고, 두산 베어스 김현수의 주도로 헹가레를 쳤다.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부터 공로패를 받은 박찬호는 아내와 두 딸이 함께 하는 가운데 관중들에게 답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이 영광스럽고 특별한 순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야구장은 제 인생에서 학교와 같았고 야구는 과목과 같았습니다. 야구에서 많은 가르침을 얻었고 꿈과 도전, 인생의 철학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잃지 않게 해주신 팬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구와 은퇴식을 마친 박찬호는 경기 중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경문 감독님이 미국 애틀랜타로 연수를 오셨을 때 만나 뵌 적이 있다. 나에게 너무 힘든 시기였는데 용기를 주셨다”며 시구의 파트너로 그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은퇴한 이후 20개월 동안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었다. 훈련을 계속 했고 많이 뛰었다. 한화가 어려움을 겪을 땐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공을 던져보기도 했다. 경력이 화려한 선수들은 은퇴 뒤 심리적 기복이 심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그는 심리 치유를 위해 골프를 열심히 해 효과를 봤다고 했다.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한 비전도 제시했다. “전세계가 미국 메이저리그를 주목하듯이 아시아에선 한국 야구를 주목할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야구가 승패를 넘어 사회에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는 게 중요합니다.” 지도자의 길에 대한 질문엔 “매력적이지만 아직은 아니다. 거장이 오셨는데도 (성적이 안 좋은) 한화를 보면 안타깝다. 보통 준비를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류현진에 대해 “내가 한국 선수의 미국 진출 문을 열었다면, 류현진은 한국 야구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본인을 ‘선구자’로 지칭하며 뒤를 잇는 후배들의 성공을 강조했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도 유소년 후배들을 위한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은퇴식은 후배 선수들의 의견을 친구인 홍원기 넥센 히어로즈 코치가 박찬호에게 전달하면서 성사됐다. 박찬호는 “미국에서 루 게릭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보며 언젠가 은퇴식에서 한국 야구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장면이 오늘 실현됐다”며 후배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광주/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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