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다이노스, 3위로 전반기 마쳐
선발투수·불펜 모두 안정적
방어율·퀄리티스타트 1위에
나성범·테임즈 등 타격도 든든
김경문 감독 “4강에 초점 맞춰
남은 50경기서 25승이상 할 것”
선발투수·불펜 모두 안정적
방어율·퀄리티스타트 1위에
나성범·테임즈 등 타격도 든든
김경문 감독 “4강에 초점 맞춰
남은 50경기서 25승이상 할 것”
마산야구장 엔씨(NC) 다이노스 라커룸 앞에는 ‘조금만 더 힘내자!’라는 문구가 있다. “6월 성적이 안 좋아서 최근에 붙은 것”이라고 엔씨 관계자는 말했다. 엔씨는 4월(15승10패), 5월(15승9패)에 승승장구하다가 선발 웨버의 허리 근육통으로 선발진이 삐끗하면서 6월에는 5할 승률(10승10패)에 턱걸이했다. 그래도 7월에 다시 반등(6승3패)해 1위 삼성(49승27패2무)에 4경기, 2위 넥센(48승33패1무)에 반 경기 뒤진 3위(46승32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창단 3년차, 프로 1군 2년차 팀의 중간 성적표는 놀랍기만 하다.
시즌 전부터 복병으로 지목된 아기 공룡의 역습은 선발진의 안정에서 비롯됐다. 엔씨는 9개 구단 중 팀 평균자책(4.01)이 가장 낮고, 찰리-에릭-웨버-이재학으로 이어지는 선발진 평균자책은 3.79(1위)에 불과하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체 1위(78경기 중 41차례)다.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도 엔씨의 팀 평균자책은 지난해(3.96)와 비슷한 수준인데, 평균 팀득점이 4.00점(8위·2013시즌)에서 6.22점(2위)으로 늘며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
이효봉 <엑스티엠> 해설위원은 “9개 구단의 공격력이 비슷해진 상황에서 삼성과 함께 엔씨는 선발의 우세 속에서 이기는 경기를 해가고 있다. 초반에 선발이 좋은 경기 흐름을 만들어주니 불펜진도 원하는 타이밍에서 원포인트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고 했다. 손민한 외에는 무명에 가까운 손정욱·원종현·김진성 등이 이끄는 엔씨 불펜진의 평균자책은 4.40(2위)이다. 최일언 엔씨 투수코치는 “작년과 비교해 우리 투수들은 성장했다. 마운드에서 버텨주면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고 했다.
공격에서는 2년차 나성범(25)이 팀의 든든한 기둥으로 자랐다. 전반기 동안 타격 0.353(7위), 110안타(4위), 20홈런(공동 5위), 65타점(5위)의 성적을 올렸다. 2014 아시안게임 대표 0순위로도 꼽히는 나성범은 “타격 스타일이 조금 바뀐 것도 있지만 생각 자체가 달라졌다. 타석에서 잡생각을 버리고 ‘공 보고 공 치는’ 식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공룡 1번 타자로 우뚝 선 박민우(21)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스프링캠프 때 부족한 수비 능력을 보완한 박민우는 부지런히 출루하고 열심히 뛰어 도루 부문 3위(31개)에 올라 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구장에 남아 30분 동안 나머지 훈련을 하는 ‘연습벌레’ 테임즈나, 전반기 데뷔 최다 홈런(13개)을 쏟아낸 모창민 등도 엔씨 타선의 보배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엔씨 투타 선수들 중에 시즌 전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선수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엔씨 코치진이나 선수들은 전반기 돌풍 비결을 ‘팀워크’로 꼽는다. 전반기 내내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준 김경문 엔씨 감독은 “이호준·이종욱·손시헌 등 고참들이 중심을 잘 잡아준 게 컸다”며 베테랑 선수들을 칭찬했다. 최일언 코치 또한 “주장인 이호준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뭔가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다. 똘똘 한데 뭉쳐 싸우니까 다크호스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호준은 “우리는 매 경기 베스트로 싸운다. 7연승을 달려도, 5연패를 달려도 팀 분위기는 항상 똑같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면도 있다”고 했다.
엔씨의 구단 지원은 다른 팀 감독이나 선수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좋다. 일례로, 원정경기 때 대부분의 구단들은 일부 고참들을 제외하고는 2인1실을 쓰는 데 반해 엔씨는 현재 모두 1인1실을 쓰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한 구단의 배려다. 또한 마산구장 더그아웃에는 ‘파운드 더 존’(Pound the zone: 스트라이크존에 던져) 등 야구 할 때 필요한 영어 문구가 여기저기 붙어 있는데, 외국인 선수들과의 소통을 위함이다.
엔씨는 개막 이후 순위가 4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1군 데뷔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작년부터 구상해오던 대로 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8월이 한 해 야구 농사를 좌우할 것 같은데 4강에 포커스를 맞추고 후반기 남은 50경기에서 25승 이상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