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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메이저 괴물로 확실히 진화 올시즌 15승은 챙길 것”

등록 2014-07-15 18:53수정 2014-07-15 22:17

류현진(LA 다저스)
류현진(LA 다저스)
허구연·민훈기·한명재…MBC 중계진이 본 류현진
“한단계 진화했다.” 류현진(엘에이 다저스)의 경기를 생중계하는 <문화방송>(MBC)의 허구연·민훈기 해설위원과 한명재 캐스터가 본 올 시즌 전반기 ‘괴물’의 모습이다.

15일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를 한 허구연 해설위원은 “작년에는 신인 입장에서 적응 기간이었다. 올해는 마운드에서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보인다”고 평했다. 한명재 캐스터도 “작년에는 한국 야구 스타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완전히 메이저리거가 됐다. ‘진화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반기 최고 관심을 끈 류현진의 신무기, 커터(하드 슬라이더)에 대한 얘기가 빠질 수 없다. 민훈기 해설위원은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대한 대비를 하고 나오니까 대체할 구질이 필요했는데 커터가 제대로 효과를 보는 듯하다. 일반적인 슬라이더도 구속이 빨라지고 예리해진 느낌이 있다”고 했다. 허 해설위원 또한 “작년 주무기였던 체인지업은 구속이 느려서 상대가 노리면 그냥 맞을 수 있었다. 투수 코치 등과 상의해 구종을 늘린 것 같다”고 밝혔다.

2000시즌 박찬호와 2014시즌 류현진에 대한 비교도 부탁했다. 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박찬호는 강속구 투수였지만 제구는 들쭉날쭉해서 리그 정상급이 아니었다. 반면 류현진은 볼넷을 경기당 한두개밖에 안 내줘 코칭스태프나 팀 동료에게 안정감을 준다. 그래도 박찬호는 공에 힘이 있어서 소위 긁히는 날에는 상대가 꼼짝 못했다”고 돌아봤다. 2000년 당시 박찬호를 현장 취재했던 민훈기 해설위원은 “2000시즌 후반기 박찬호는 어마어마했다. 구속도 97~98마일(156~158㎞)이 나왔고 폭발하면 상대가 도저히 못 치는 투수였다. 현재의 류현진은 기복 없이 꾸준하지만 타선이나 수비가 도와줘야 한다. 어깨나 체력 면에서도 2000시즌 박찬호가 낫다”고 평했다. 한명재 캐스터는 “중계하는 입장에서 박찬호는 제구가 불안하고 볼넷, 도루 허용이 많아서 매 순간 긴장됐다. 반면 류현진은 흔들려도 잘 막는다. 시청률은 롤러코스터 같은 박찬호 중계가 더 나왔을 것 같은 느낌이 있다”며 웃었다.

엘에이 다저스 류현진 선발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민훈기 야구전문기자(왼쪽부터), 허구연 해설위원, 한명재 캐스터.
엘에이 다저스 류현진 선발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민훈기 야구전문기자(왼쪽부터), 허구연 해설위원, 한명재 캐스터.

구질 변화
허 “작년 체인지업으로는 안통해”
민 “올 신무기 커터 효과 톡톡”

박찬호와 비교
한 “류 안정감, 박 중계 내내 긴장”
민 “어깨·체력 2000년 박이 낫다”

하반기 훈수
허 “1회 구속 88마일이면 불안”
민 “구속 유지위해 체력 관리해야”

류현진 전반기 성적
* NL: 내셔널리그, 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경기수: 18경기
: 10승(NL 공동 5위)
퀄리티스타트(QS) : 13회
평균자책 : 3.44(NL 19위)
평균투구이닝 : 5⅔이닝
피안타율: 0.263(NL 선발 65위)
경기당볼넷: 1.17개
경기당탈삼진: 5.17개

오랜 기간 생중계를 하다 보니 류현진의 1회 빠른 공의 구속(허구연·민훈기 해설위원)을 보거나 얼굴 표정, 행동(한명재 캐스터)만 봐도 그날 경기 내용이 대충 감으로 온다. “1회 속구 구속이 88~89마일이면 불안하고, 92~93마일이면 안심을 하는”(허구연 해설위원) 식이다. 민 해설위원은 “아메리칸리그 팀과 붙으면 여전히 헤매는 것 같고, 이상하게 투수들한테 많이 맞는 것도 있다. 구속의 기복이 왔다 갔다 하는데 체력 관리나 컨디션에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이 꼽은 전반기 최고 피칭은 역시 7이닝까지 퍼펙트를 이어갔던 5월27일 신시내티전이다. 민 해설위원은 “당시 너무 퍼펙트게임을 의식했던 듯하다. 차라리 노히트노런을 의식해 볼넷을 줘도 된다고 생각했으면 더 나았을 것도 같다”고 했다. 한명재 캐스터는 본토 개막전(3월31일 샌디에이고전)도 꼽았는데 “브라이언 윌슨이 승리를 날려먹지 않았으면 지금 미국 올스타전 중계를 위해서 미국에 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이 올스타로 뽑혔을 것이란 얘기였다. 최악의 투구는 역시 지난 9일 디트로이트전이었다. 민 해설위원은 “타선이 먼저 5점을 뽑아줬는데 무너져서 안 좋았다”고 했다.

후반기 전망은 어떨까. “5승 이상은 챙길 것”이라면서도 류현진이 노리는 2점대 평균자책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포스트시즌에 나가서 강한 인상을 심어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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