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승(4패)이다. 최근 8경기 선발등판에서는 전부 승리투수가 됐다. 개인 최다승(12승·2013년)은 물론이고 역대 히어로즈 투수 최다승(16승·2012년 브랜든 나이트)까지 노려볼 만한 상승세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이후 사라진 20승 투수 가능성까지 보인다. 구단 최초 리그 다승왕까지도 정조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6일 현재 다승 부문 단독 1위, 평균자책 2위(3.09)의 넥센 히어로즈 왼손 에이스 앤디 밴헤켄(35·사진)이 그렇다.
밴헤켄의 변화는 속구 구속에서 잘 드러난다. 작년보다 속구 구속이 4~5㎞가 늘었다. 덕분에 높은 타점(키 193㎝)에서 꽂아 넣는 속구의 위력이 더욱 강해졌다. 김정준 <에스비에스 스포츠> 해설위원은 “스피드건 이상으로 구속이 나오고 볼 끝도 좋아진 느낌이다. 속구가 빨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투구 밸런스가 좋아졌다는 뜻”이라고 했다. 공끝에 힘이 생기면서 포크볼 구위도 덩달아 좋아졌다. 김정준 해설위원은 “밴헤켄은 속구, 포크볼을 던지는 2가지 구종의 투수인데 타자들이 공을 알고도 못 칠 정도로 구위가 좋다”고 했다.
속구에 자신감이 붙으니 타자와의 승부에도 더 적극적이 됐다. 이강철 히어로즈 수석코치는 “예전에는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포크볼을 던지다가 볼넷을 내줄 때가 많았다. 투구 수만 늘어나면서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는데, 요즘에는 자기 공에 자신감이 붙어 적극적으로 몸쪽 속구 승부를 가져가면서 볼 개수까지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밴헤켄은 올 시즌 18경기 선발 등판에서 12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107⅔이닝을 소화했다. 퀄리티스타트도, 투구 이닝도 9개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많다. 한 번 등판할 때마다 6~7이닝을 던져주기 때문에 불펜 투수 운용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효봉 <엑스티엠> 해설위원은 “작년에는 기복이 좀 있었는데 올해는 꾸준함에 있어 전 구단 투수들 중 가장 낫다”고 평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