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공이 얼굴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깜짝 놀라 글러브를 낀 손과 끼지 않은 손을 함께 앞으로 내밀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2군 강동우(40) 코치가 말했다. “그렇죠. 그렇게 해야죠. 얼굴로 공을 던지니까 자연스럽게 두 손이 나오죠?”
5월9일 경기도 이천 두산 2군 구장 ‘베어스 파크’에서 강 코치로부터 외야수비 원포인트 강습을 받았다. 그가 던져주는 공을 자꾸 한 손으로 받으니 ‘극약처방’으로 얼굴을 향해 공을 던진 것이다. 강 코치는 “두 손으로 공을 받아야 실수가 줄어든다. 글러브를 끼지 않은 손은 항상 글러브 뒤쪽에 놓는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메이저리그 엘에이 다저스의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는 한 손으로도 멋지게 잘 잡던데…. 두 손으로 공을 잡는 게 번거롭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강 코치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이 공을 잡을 때 글러브 포켓에 맞고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죠? 공을 두 손으로 안는다는 생각으로 잡아야 합니다.”
제자리에서 공을 잡는 게 익숙해지자 양옆으로 공을 던져주기 시작했다. 머리로 생각할 틈 없이 움직이다 보니 몸에 밴 나쁜 버릇이 드러났다. 낙구 지점까지 먼저 달려간 뒤에 글러브를 내밀어야 하는데, 팔을 하늘로 쭉 뻗은 어정쩡한 상태로 움직이고 말았다. “포구하기 전에 손이 먼저 가 있으면 시야를 가려 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시야도 흔들리지 않나요? 팔을 미리 뻗으면 안 됩니다.”
외야수의 최대 굴욕인 ‘만세’를 피하는 방법도 물었다. 타자가 친 뜬공이 얼마나 날아갈지 판단하는 비법이 궁금했다. 강 코치는 “소리로 추측할 수 있다. 알루미늄 방망이에 공이 맞을 때 ‘깡, 깡’ 좋은 소리가 나면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 둔탁한 소리가 나면 앞쪽으로 떨어지는 빗맞은 타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코치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스타트 자세였다. “왼쪽으로 공이 오면 오른쪽 다리를, 오른쪽으로 공이 오면 왼쪽 다리를 먼저 움직이는 게 기본입니다.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무릎을 구부려 자세를 낮춰야 빠른 스타트가 가능합니다.” 그는 프로야구 선수들도 타구 판단과 스타트가 쉽지 않다며, 수많은 연습과 실전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감각과 자세를 터득하라고 당부했다.
이천/이재만 기자
영상 정주용 <한겨레티브이>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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