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류현진은 구부러질지언정 부러지지 않는다.”

돈 매팅리 엘에이(LA) 다저스 감독의 비유처럼 류현진(27·다저스)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시즌 6승(2패)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40경기 만에 20승 고지에도 올랐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12-2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6이닝 동안 10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109개의 공을 던졌지만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평균자책점은 3.09로 내려갔다. 다저스 타선은 핸리 라미레스의 연타석 홈런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3연패 사슬을 끊었다.

경기를 생중계한 <폭스 스포츠>는 1회가 시작되기 전 “피츠버그는 다저스의 불펜을 공략해야 하고, 다저스는 라미레스와 맷 켐프가 살아나야 한다”고 양 팀의 승리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 27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7회까지 퍼펙트 경기를 펼쳤던 류현진을 피츠버그가 공략하기 어렵고, 3연패에 빠진 다저스는 핵심 타선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는 실제 경기에서 예언처럼 맞아떨어졌다.

두 경기 연속 4일 휴식 뒤 등판한 류현진은, 시즌 처음으로 두자릿수 안타를 내주며 구위가 좋지 않았지만 2실점으로 막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3회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4회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5회엔 무사 2·3루의 위기에서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6회 3안타를 맞았지만 1실점으로 선방한 뒤 7회 구원투수 제이미 라이트로 교체됐다. <폭스 스포츠>가 예측한 대로 류현진을 공략하는 데 실패한 피츠버그는, 구원 투수 라이트에겐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매팅리 감독은 “다른 투수들은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을 때 태도가 달라지며 두려워하지만, 류현진은 그 상황을 이용할 줄 아는 투수다. 그는 위기가 닥쳤을 때 구속의 완급 조절을 잘해냈고 제구력도 더 좋았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이날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7명의 타자를 상대로 단 1안타만을 허용했다. <엘에이 타임스>도 “류현진의 공이 신시내티전만큼 예리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효과적이었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7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