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5월31일(현지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홈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P 연합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엘에이 다저스의 불펜을 공략해야 한다. 다저스는 핸리 라미레스와 맷 켐프가 살아나야 한다.” 류현진(27·다저스)이 선발 등판한 피츠버그와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현지 방송 <폭스>가 제시한 양 팀의 승리 열쇳말이다. 지난 27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7회까지 퍼펙트 경기를 펼쳤던 선발투수 류현진을 피츠버그가 공략하기 어렵고, 3연패 수렁에 빠진 다저스는 핵심 타선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두 문장은 실제 경기에서 예언처럼 맞아 떨어졌다.
류현진이 팀 타선 폭발을 등에 업고 시즌 6승(2패)에 성공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40경기 만에 20승 고지에도 올랐다. 다저스는 1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피츠버그에 12-2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6이닝 동안 10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109개의 공을 던졌지만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평균자책점은 3.09로 내려갔다. 다저스 타선은 핸리 라미레스의 연타석 홈런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류현진의 승리를 도왔다.
두 경기 연속 4일 휴식 뒤 등판한 류현진은, 시즌 처음으로 두 자릿수 안타를 내주며 구위가 좋지 않았지만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1회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선두 타자 조시 해리슨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4회 2아웃을 잡아낸 뒤 내야 안타와 2루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지만, 5회엔 0아웃 2·3루의 위기에서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의 호수비와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정확한 홈 송구 도움을 받아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6회에 3안타를 맞았지만 1실점으로 막아낸 뒤 7회 구원투수 제이미 라이트로 교체됐다. <폭스>가 예측한 대로 류현진을 공략하는데 실패한 피츠버그는, 구원 투수 라이트에겐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한 채 다저스에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 타선은 그 동안 부진했던 라미레스와 캠프가 부활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번 타자 라미레스는 4타수 4안타에 연타석 홈런도 터뜨리며 5타점의 최고 활약을 펼쳤고, 최근 20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던 켐프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다저스는 1회 라미레스와 켐프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한 뒤 3회 상대 실책에 안타 4개와 희생뜬공을 엮어 4점을 추가했다. 4회에도 라미레스의 2점 홈런을 포함해 타자 일순하며 5점을 올렸고, 6회말 라미레스의 연타석 홈런으로 1점을 더 얻어내며 승부를 매조지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올 시즌과 비슷한 시기인 5월29일에 6승째(2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부상으로 23일 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더 빠른 속도로 승수를 쌓고 있다. 류현진은 7일 등판할 예정인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의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가 승리를 이어가는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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