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
반발계수 사실상 상향조정
‘기준 통과’ 공인구 안에서도
타구 거리 최대 4.8m 차이
‘기준 통과’ 공인구 안에서도
타구 거리 최대 4.8m 차이
2-18(25일 대구 넥센-삼성전), 18-9(27일 대전 엔씨-한화전), 15-10(29일 광주 두산-KIA전) 등. ‘점수 폭발’은 2014 프로야구의 트렌드가 됐다. 29일 현재 경기당 평균 득점은 11.23점. 양 팀 합해 20점 이상 나온 경기도 20경기나 된다. 시즌이 중반을 향하는데도 점수 인플레이션은 잦아들 기미가 없다.
일부에서는 공인구 반발계수를 의심한다.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1일 발표한 공인구 수시 검사에서 각 구단이 쓰는 빅라인(LG·SK·NC), 스카이라인(두산·넥센·KIA), 아이엘비(삼성·한화), 하드(롯데) 등 4개 브랜드의 야구공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합격’이 아닌 ‘기준치’를 봐야 한다.
현재 프로야구 공인구의 반발계수 허용치는 0.4134~0.4374다. 허용 기준의 최소치(0.4134)와 최대치(0.4374)는 0.024 차이가 난다. 반발계수가 0.001 커지면 타구는 20㎝ 더 멀리 날아간다. 허용 기준치 안에서도 타구 거리(4.8m)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수시 검사에서도 롯데가 공인구로 사용하는 하드의 반발계수가 0.4349인 반면 기아가 쓰는 스카이라인은 반발계수가 0.4152였다. 두 공은 0.0197 차이가 난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공인구 제작업체가 올 시즌 반발계수 기준치를 최소치가 아닌 최대치에 맞춰 공을 제조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지난해 최소치에 근접하게 제작했다가 함량 미달의 불량 공인구가 제법 나왔던 탓이다. 야구위 관계자도 “수시 검사 결과, 올해 공인구 반발계수가 기준 내에서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약간 상향적으로 조정된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올해 9개 구단 공인구의 평균 반발계수는 0.4259로, 허용 기준 평균치(0.4254)보다 높다.
기록을 살펴보면 올해 장타가 확실히 늘었다. 비슷한 경기 수 기준(206~207경기)으로 지난해 장타율은 0.376이었으나 올해는 0.433까지 치솟았다. 홈런 수도 경기당 평균 1.13개에서 1.87개로 껑충 뛰었다. 2루타는 무려 100개 이상(207경기 660개→206경기 772개) 늘었다. 힘 있는 외국인 타자 영입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외국인 타자들을 제외한 순수 토종 타자들만 따져봐도 경기당 평균 홈런 수는 1.54개나 된다.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에 의해 투수들의 실투가 많아졌다고 해도 1년 사이 눈에 띄는 변화다. 이러한 변화에 공인구 반발계수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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