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권두조(62) 수석코치
한화 김성한 이어 롯데 권두조 코치도 “그만두겠다”
구단쪽 만류…전문가 “구단 내부에 문제가 있다” 분석
구단쪽 만류…전문가 “구단 내부에 문제가 있다” 분석
시련의 계절이다. 성적이 부진한 프로야구단에는 더욱 그렇다.
롯데 권두조(62) 수석코치는 최근 구단에 “수석코치직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유는 팀 성적 부진에 대한 도의적 책임 때문이다. 롯데는 28일 현재 21승1무23패로 5위에 올라 있다. 왼손 에이스 장원준의 군 제대와 히메네스·최준석 영입으로 보강된 타선 등을 고려하면 자못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팀 성적이 안 좋으면서 구단 내부에서 사소한 잡음이 있기는 했으나 사임의 결정적 이유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권 수석코치는 2012년 롯데 2군 감독으로 부임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1군 수석코치를 맡아왔다.
롯데 구단은 일단 권 코치를 만류하고 있다. 구단 쪽은 “배재후 단장 등이 계속 보직 사임을 재고해 달라고 권 코치를 설득하고 있다. 권 코치가 어떤 보직으로 이동할지는 추후에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김시진 감독도 적잖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김 감독은 28일 오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계속 한숨을 쉬면서 “도의적인 책임을 갖고 결정을 내린 것 같은데 안타깝다. 지금은 선수단을 잘 추슬러서 시즌 전 약속한 대로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듯하다”고 했다. 주중 경기가 없는 롯데 선수단은 현재 애써 담담한 모습으로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권 코치는 27일부터 훈련에 나오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수석코치가 사임한 것은 한화 김성한 코치 이후 권 코치가 두번째다. 김성한(사진) 수석코치는 지난 14일 “수석코치로서 (김응용) 감독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며 코치직을 사퇴했다. 권 코치나 김 코치 외에도 조계현 엘지 수석코치가 현재 2군 감독으로 내려가 있다. 조 수석코치는 김기태 감독의 갑작스런 사의로 감독대행으로 있다가 양상문 신임 감독 선임 이후 2군 감독직을 맡았다. 한화와 엘지는 수석코치 없이 올 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한 상태다.
보통 성적이 나쁘면 구단은 1·2군 코치의 보직을 바꿔 분위기 반전을 시도한다. 하지만 올해는 수석코치 자진 사임 등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허구연 <문화방송> 해설위원은 “각 팀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수석 코치 사임은 구단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시즌 중에는 결코 바람직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석코치 자진 사임이 구단에는 의외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뉴시스
김성한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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