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 서른아홉이다. 팔꿈치 수술도 두 차례나 했다. 그런데도 “역시 임창용”이라는 탄성이 나온다. 나이도, 수술 경력도 그의 앞에서는 그저 단순 수식어에 지나지 않는다. 야구 전문가들은 “현재 리그를 주름잡는 ‘끝판왕’이 누구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삼성 임창용”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왜일까.
7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온 임창용(사진)은 올 시즌 11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 7세이브 평균자책 0.77을 기록중이다. 9개 구단 마무리 투수들 중 0점대 평균자책은 그가 유일하다. 15일 한화전 폭투로 평균자책 제로(0)는 깨졌으나 흔들림이 전혀 없다. 피안타율이 0.132에 불과하고,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60으로 주자를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
이효봉 <엑스티엠>(XTM) 해설위원은 임창용의 거듭된 호투에 “예전에는 힘으로만 밀어붙였는데, 지금은 완급 조절까지 된다. 사이드암으로 던졌을 때나 스리쿼터로 던졌을 때나 투구에 안정감이 있다”고 했다. 이강철 넥센 수석코치는 “한현희(넥센)가 148~150㎞, 임창용이 145㎞ 안팎의 속구를 던지는데 볼끝에 차이가 있다. 임창용은 다른 투수들보다 릴리스 포인트가 30㎝ 앞에 있어서 볼끝이 훨씬 좋다”고 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속구 구속은 줄었지만 볼끝만큼은 타자들에게 여전히 위협적이라는 얘기다. 최일언 엔씨(NC) 투수코치는 “임창용은 투구폼이 부드러운 편인데도 다리를 들고 나올 때 타자에게 상당한 압박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임창용은 사이드암 투수지만 가끔 스리쿼터로도 공을 던진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7년 전에는 스리쿼터에서 속구만 던졌는데 지금은 체인지업 등도 던져서 타자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를 거치면서 구종도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포크볼도 연마했지만 아직까지는 아껴두고 있다. 차명석 <엠비시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과거에는 속구에만 포인트를 맞췄는데 요즘은 간간이 빠져나가는 공도 던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임창용의 멘탈에 더 후한 점수를 준다. 마무리 투수에게 반드시 필요한 ‘강심장’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용철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은 “마무리 투수는 코너워크의 완벽함보다는 ‘칠 테면 쳐보라’ 식으로 한복판으로 공을 던지면서 상대를 힘으로 누를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하는데 임창용이 딱 그렇다”고 했다. “멘탈, 제구력, 구위를 모두 갖춘 레벨이 다른 선수”(김정준 <에스비에스스포츠> 해설위원)라거나 “무게감이나 이름값에서 다른 선수와는 차이가 있다”(차명석 해설위원), “어떤 상황, 어떤 타자를 상대해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진다”(이강철 수석코치)는 평가가 뒤따른다. 임창용의 현재 득점권 피안타율은 0.091이다.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다.
39살의 적지 않은 나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체력적 부담은 없을까. 최일언 투수코치는 “임창용이 예전에는 2이닝, 3이닝을 혼자서 책임지곤 했지만 지금 삼성에는 안지만·차우찬·심창민 등이 있어서 길어야 다섯 타자 정도만 상대한다. 지금처럼만 던지면 체력적인 문제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의 시대’가 다시 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