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유희관·밴헤켄·홀튼
안방선 ‘쩔쩔’ 원정선 ‘펄펄’
안방선 ‘쩔쩔’ 원정선 ‘펄펄’
프로야구 평균자책 10위 안에 오른 투수 중 이재학(엔씨), 유희관(두산), 앤디 밴헤켄(넥센), 데니스 홀튼(기아)의 공통점은? 이들은 안방경기에서는 기를 못 편 반면 원정경기에서는 강철 어깨를 자랑했다. 부상자 명단에 올라 결장 중인 미국프로야구 류현진(엘에이 다저스)이 올해 다저스타디움에서 약한 것처럼 홈 어드밴티지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평균자책 4위(2.91)의 홀튼은 안방과 원정에서의 투구내용이 극과 극이다. 원정경기 평균자책이 1점대인 반면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선 7점대로 치솟았고, 피안타율도 0.197(원정)과 0.294(안방)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평균자책 2위(2.65) 이재학은 원정 4경기에서 피홈런이 단 1개도 없지만, 안방 4경기에선 6개의 대포를 얻어맞았다. 마산구장 마운드에만 오르면 ‘홈런 주의보’가 내릴 법하다.
밴헤켄의 경우는 독특하다. 안방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네 경기에서 삼진을 26개나 잡아내 원정 4경기의 삼진 수(17개)를 크게 웃돌았지만, 안타는 6개나 더 허용하며 실점(안방 13점, 원정 4점)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시즌 초 최고의 구위를 선보이던 유희관은 지난 9일 잠실 삼성전에서 11안타(4홈런 포함) 8실점으로 무너지며 안방 평균자책(4.35점)이 크게 올랐다.
이들과 달리 평균자책 10위 안의 다른 투수들은 예상대로 안방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평균자책 1위(2.44) 양현종(기아)은 광주구장 3경기에서 22이닝을 던져 단 2점만을 내줬다. 평균자책 5위(3.00) 유창식(한화)은 원정에서 평균자책이 7.45일 정도로 약하다. 그는 안방 피안타율이 1할대인 반면에, 원정에선 3할이 넘는 롤러코스터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낮경기와 밤경기 성적에서 큰 차이가 나는 투수들도 있다. 밤보다 낮에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져 투수가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재학과 김광현(에스케이)을 제외한 8명의 투수가 낮경기 평균자책이 밤보다 낮았다. 에릭 해커(엔씨)는 낮경기에선 평균자책이 ‘0’이었지만 밤경기에선 3.93점을 기록해 차이가 가장 컸고, 김광현은 밤경기 평균자책이 2.73으로 좋았지만 낮경기에선 5.06으로 안 좋았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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