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LG트윈스 감독
구단 “성적 부진 책임지고 사퇴 의사 밝혀”
당분간 조계현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운영
당분간 조계현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운영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 김기태(45) 감독이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엘지 구단은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직후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의 모든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단 쪽은 “사퇴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김 감독을 설득할 것임을 내비쳤다.
김기태 감독은 이날 삼성과의 경기에 불참했고, 조계현 수석코치가 감독을 대신해 선수단을 지휘했다. 엘지 관계자는 애초 “김 감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늘 경기에 나오지 못했고, 소재 파악도 못한 상태”라고 했지만 경기 뒤에는 “김 감독이 전날(22일) 백순길 단장과 만나 성적 부진에 대해 논의한 뒤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화와의 빈볼 시비(20일)에 따른 안팎의 비난에 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말 엘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지난해 2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며 2002년 이후 11년 만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하지만 엘지는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를 당하는 등 올 시즌 4승1무13패로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김 감독은 책임감 때문인지 시즌이 1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기에 사퇴를 결정했다. 18경기 만의 자진사퇴는 프로야구 사상 시즌 돌입 뒤 4번째 최단기간 사퇴다.
김 감독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해 1999년 삼성, 2002년 에스케이(SK) 와이번스를 거쳐 2005년 은퇴했다. 그 뒤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코치 수업을 받고, 2007년부터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코치로 뛰었다. 엘지는 김 감독을 2010년 코치로 영입했고, 김 감독은 2012년 박종훈 감독의 후임으로 사령탑에 올라 지난해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엘지는 김 감독이 빠진 자리를 당분간 조계현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재만 기자 apple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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