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1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 연합
“지금 한국의 국민들은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 내가 오늘 잘 던져서 이기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을까 싶었고, 그것이 내가 마운드 위에서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질 수 밖에 없던 이유다.”
류현진(27·LA 다저스)이 18일(한국시각) 샌프란시스코 에이티엔티(AT&T)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승(1패)을 거둔 뒤 <유에스에이투데이> 등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경기 전 그는 원정 라커에 ‘SEWOL 4.16.14’(세월호 2014년 4월16일)이라는 문구를 붙여두기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의 투구를 보여줬다. 탈삼진(3개)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낮게 제구된 최고 시속 150㎞ 속구와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면서 타자들을 현혹시켰다. 원정경기 26이닝 무실점 기록도 이어갔고, 평균 자책은 1점대(1.93)로 떨어졌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그의 고향 한국에서는 여객선 침몰 실종자를 찾는 노력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류현진은 팀의 숙적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싹쓸이 패를 막는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다저스는 2패 뒤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에이피>(AP)는 “류현진이 비탄에 빠진 조국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