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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10번째 심장이 뛴다…‘17안타’ 우렁찬 첫 박동

등록 2014-04-01 19:25수정 2014-04-01 22:44

케이티(KT) 선수들이 1일 경찰청과의 퓨처스리그 데뷔 경기에서 팀 창단 후 첫 홈런을 친 신명철이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손을 맞추며 환영하고 있다. 케이티 제공
케이티(KT) 선수들이 1일 경찰청과의 퓨처스리그 데뷔 경기에서 팀 창단 후 첫 홈런을 친 신명철이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손을 맞추며 환영하고 있다. 케이티 제공
KT, 퓨처스리그 데뷔전 18-3 대승
작년 북부리그 1위 경찰청 꺾어

1번타자 김사연 ‘사이클링 히트’
맏형 신명철은 창단 첫 홈런도
조범현 감독 “성적보다 적응 목표”
18-3. 초보 마법사(위즈)의 ‘만우절’다운 데뷔전이었다.

1일 경기도 고양시 경찰수련장 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퓨처스(2군)리그 공식 개막전에 ‘10구단’ 케이티(KT) 위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전 “기본기가 아직은 없다”(조범현 감독)거나 “아마추어 티를 못 버렸다”(김민재 코치)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결과는 ‘대승’이었다. 경기 직전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던 조 감독의 말이 빈말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상대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우승팀 경찰청이었다.

홈 스틸, 사이클링 히트 등 차림상도 훌륭했다. 모두 1번 타자 김사연(26)의 손과 발로 이뤄졌다. 1회초 상대 선발 진야곱의 투구 동작이 느린 것을 간파한 그는, 3루에서 과감히 홈으로 쇄도해 케이티의 첫 득점을 올렸다. 뒤이어 3루타(6회)-2루타(7회)-홈런(8회)-1루타(9회)를 차례로 때려내며 사이클링 히트까지 달성했다. 2군 리그 역대 21번째 기록이다. 2008년 프로 데뷔 뒤 주로 2군에서 뛰었던 김사연은 “이번이 3번째 팀이다. 올해는 삼진을 덜 당하고 출루율도 높이면서 내년 1군 무대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범현 감독은 “야구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고 매력적인 선수”라고 칭찬했다. 외국인 투수 마이크 로리 포함, 6선발 체제에서 팀 1선발의 중책을 맡은 열아홉살 고졸 신인 투수 박세웅은 5이닝을 3실점으로 틀어막아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첫 공식 선발승을 따낸 투수 박세웅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케이티 제공
이날 첫 공식 선발승을 따낸 투수 박세웅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케이티 제공

팀 창단 첫 공식경기 홈런은 맏형인 신명철(36)의 손끝에서 나왔다. 삼성에 자진 방출 의사를 밝힌 뒤 케이티로 적을 옮긴 그는, 1-3으로 뒤진 5회초 1사 1루에서 동점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신명철은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니 신나고 젊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날 케이티 선수들이 때려낸 총 안타수는 17개(2홈런).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동안 쉼없이 훈련과 연습경기를 반복한 게 효과를 봤다. 케이티는 경남 남해에서 47일간 담금질을 했고,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83일, 대만 타이중에서 22일 동안 전지훈련을 했다. 조 감독은 “선수들의 기초 체력이 약해서 남해 훈련에서는 7 대 3의 비율로 체력 훈련을 했다. 그나마 체력 보강을 많이 해서 전지훈련 때 기술 훈련 등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유승안 경찰청 감독은 “생각보다 케이티가 굉장히 짜임새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현재 케이티는 홈구장인 수원야구장이 확장 공사 중이어서 수원 성균관대 야구장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이광근 수석코치는 “성대 야구장이 도심에 있어서 훈련 때나 경기 때 집중이 안 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원야구장 확장 공사는 8월 중순께 끝날 예정이다. 케이티보다 2년 먼저 퓨처스리그에 데뷔한 ‘9구단’ 엔씨(NC)와의 비교도 부담스럽다. 엔씨는 1군 진입 직전해인 2012년 퓨처스리그에 등장해 남부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조 감독은 “선수 구성 면에서 엔씨와는 차이가 많다. 올해는 성적보다 프로 무대 적응을 목표로 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케이티 선수들에게도 앞으로의 1년은 생존경쟁이다. 케이티는 올 시즌 뒤 기존 9개 구단에서 보호 선수 20명 외 1명을 특별지명하며, 자유계약(FA)과 신인 지명 등을 통해 선수층을 강화한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도 4명이나 합류한다. 이광근 코치는 “현재 주전으로 뛰고 있는 신인 선수들 중 내년 1군에서 뛸 선수들은 4~5명 정도로 봐야 한다. 그나마 다른 구단 신인들보다는 경기에 많이 뛰면서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많으니까 더 열심히 뛰어야 할 것”이라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조범현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지고 이기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깨달아가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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