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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선수단 구성은 프런트 몫…감독은 현장에 집중해야”

등록 2014-03-18 19:39수정 2014-03-18 21:13

재일동포인 송일수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난 14일 낮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야구경기장 안 두산 감독실에서 진행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송 감독은 선수들과 언어 차이로 어려움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한국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언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어로 대답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재일동포인 송일수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난 14일 낮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야구경기장 안 두산 감독실에서 진행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송 감독은 선수들과 언어 차이로 어려움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한국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 언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본어로 대답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프로야구 송일수 두산 새 감독
환갑을 넘긴 나이에 프로야구 ‘초보 감독’이 된 두산 송일수(64·사진) 감독의 우승 의지는 남달랐다. 야구 인생 45년 만에 첫 프로야구 1군 감독을 맡은 그는 지난 14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마지막에 (우승) 축배를 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두산을 근성 있는,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으로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고 송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송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추스르며 석 달 가까이 팀을 이끌어왔다. 그는 “어떻게 팀을 이끌까 걱정스러웠는데 내 스타일대로 조금씩 변해가는 걸 느끼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송 감독은 김영덕, 김성근, 신용균에 이어 4번째 재일동포 출신 감독이다. 일본 교토에서 태어나 1969년 일본프로야구 긴테쓰 버펄로스에 입단해 1983년까지 14년 동안 통산 215경기, 72타수 16안타(타율 0.222)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은퇴한 그는 1984년 삼성에 입단해 1986년까지 재일동포 투수였던 김일융의 전담 포수로 활약하면서 한국프로야구에 그의 존재를 알렸다. 159경기 351타수 78안타(타율 0.222). 타격보다는 투수 리더가 뛰어났던 그는 1985년 김일융을 최다승(25승) 투수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한국에서도 선수 생활을 은퇴한 그는 1988년 일본 긴테쓰에 복귀해 2004년까지 불펜코치와 배터리코치, 2005년부터 라쿠텐 아시아담당 스카우트, 2013년 두산 2군 감독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말을 곧잘 알아듣지만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는 데는 아직 서툴다. 이날 인터뷰도 구단 직원이 통역을 맡았다. 그럼에도 그는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한국말로 말을 건다. 선수들한테 먼저 다가가 한국말로 격려하고, 한국말로 칭찬한다. 질책할 일이 있으면 며칠 후에 “이렇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라고 조심스럽게 충고한다.

송 감독의 야구 방정식은 ‘수비 강화+실점 최소화=이기는 야구’다. 우선 탄탄한 수비력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뽑았다. ‘국가대표급 내야진’을 갖춘 탄탄한 두산 수비는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등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일부 빠져나갔다. 새롭게 주전으로 나서는 젊은 선수들은 능력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다. 송 감독은 실전에 나서는 선수들의 안정된 수비력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산 송일수(64) 감독
두산 송일수(64) 감독

재일동포 출신 4번째 사령탑
‘감독·선수 물갈이 파동’ 입 열어
“프런트와 감독 역할 구분지어야
서로의 잘못 떠나 마찰 없을 것”

수비 탄탄한 팀에 “더 강해져야”
실점 줄이는 ‘이기는 야구’ 목표

송 감독은 “실점을 줄이면 득점 기회는 언제든 찾아온다. 경기 흐름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3~4점 정도라면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 그러려면 확실한 투수력과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은 올해는 한층 투수력이 좋아졌다. 송 감독은 “정대현과 이현승이 캠프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고 허준혁도 플러스 요인이다. 마무리 이용찬한테 큰 기대를 걸고 있고 정재훈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용찬과 함께 마무리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감독은 선수들한테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튼튼한 기초 체력과 타격·투구의 기본기를 매번 강조한다. 시범 경기에서는 작전과 번트 사인도 내면서 기본기를 다져가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라인업을 90% 정도 완성했다. 시범 경기를 펼치면서 가능성 있는 선수를 더 발굴해 탄탄한 백업도 구성할 계획이다. 김현수(3번)-호르헤 칸투(4번)-홍성흔(5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부동이다. 정수빈을 9번에 기용하는 실험도 하고 있다. 타순이 한바퀴 돌면 1번이나 9번이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송 감독은 “주전을 낙점받은 선수는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다. 다른 선수들한테는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감독한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라”고 주문한다.

지난해 갑작스런 감독 경질은 두산을 수렁에 빠트렸다. 송 감독은 “지금은 선수들이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프런트가 선수단 구성을 확실히 해주면 감독은 그것을 재료로 삼아 현장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게 한국 야구의 갈 방향”이라며 두산처럼 프런트와 현장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짓는 게 한국 야구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프런트와 감독의 갈등 때문에 감독이 경질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서로의 잘못을 떠나서 프런트와 현장이 서로 확실한 역할 분담만 이뤄지면 마찰이나 불협화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감독은 “우연한 승리는 있어도 우연한 패배는 없다”고 말한다. 패배는 대부분 실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해 선수들과 공유한 뒤 보완을 주문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역전패한 이유로 ‘방심’을 들었다. “두산은 3승1패를 기록한 뒤 ‘내일 지더라도 다음에 이기면 된다’고 생각한 반면 ‘삼성은 내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내일은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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