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손시헌(왼쪽), 한화 이대수(오른쪽)
활용가치 높은 ‘준척급’ 행보 주목
손시헌·이대수, 수비 좋은 내야수
이대형 빠른 발·강영식 좌완 ‘매력’
손시헌·이대수, 수비 좋은 내야수
이대형 빠른 발·강영식 좌완 ‘매력’
‘대어’를 낚아야 맛인가.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올릴 수 있다면 검증된 ‘중닭’을 낚아채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가 6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 21명의 명단을 공시해 각 구단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대부분 구단들은 ‘집토끼’는 잡아두고 상황에 따라 ‘산토끼’를 데려오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에 나온 선수 21명의 계약 예상액은 300억원을 훌쩍 넘겨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명의 선수가 총 242억1000만원에 계약했고, 2011년에는 16명이 총액 261억5000만원을 나눠 가졌다. 2005년 심정수가 삼성과 4년 동안 60억원에 계약한 것이 역대 국내 최대 규모다. 올해는 ‘최대어’ 강민호(28·롯데)가 대박을 꿈꾸는 가운데, 한화의 이대수(32)나 두산의 손시헌(33)도 적정값을 노린다.
■ 이대수·강영식·손시헌, “우리도 있다” 연봉 1억4000만원인 한화의 이대수는 2002년 에스케이로 입단해 두산을 거쳐 2009년 현재 소속팀으로 옮겼다. 통산 타율 0.259로 올해 타율 0.256을 기록했다. 2011년 3할 타율(0.301)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탄탄한 수비가 장점이다. 유격수가 주요 포지션인 이대수는 수비 위치 선정이 뛰어나고 안정된 송구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한상훈도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한화는 기존 선수들을 잡으면서 투수와 포수, 1번 타자 등을 영입해 팀 전력 강화를 꾀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이대수는 3~4년에 10억원 정도는 너끈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의 손시헌은 2003년 연봉 1억8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뒤 통산 타율 0.264를 기록했다. 올해 타율 0.252로 좋지는 않지만, 한국시리즈 6경기에 출전해 김현수와 허경민 다음으로 높은 타율(0.276)을 기록해 든든한 기둥 노릇을 해냈다. 1m89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묵직한 강속구를 갖춘 롯데의 왼손 투수 강영식도 시장에 나왔다.
이밖에 셋업맨으로 왼손투수 가치가 있는 박정진(한화)과 내야수 박기혁(롯데), ‘대도’ 이대형(LG) 등이 몸값 경쟁에 합류했다.
■ 국가대표급 1번 타자 자존심 싸움 국가대표급 1번 타자들이 에프에이 시장에서 펼치는 자존심 대결도 볼만하다. 모든 구단들이 군침을 삼킬 만하다. 이용규(28·기아), 정근우(31·에스케이), 이종욱(33·두산)은 모두 각 팀에서 1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프로야구 스카우트 관계자는 “다른 구단에서도 모두 탐을 내고 있는 선수들로 몸값이 30억~40억원 정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산 타율만 놓고 보면 정근우가 0.301로 3명 중에서 유일하게 3할을 기록하고 있다. 이용규(0.295)와 이종욱(0.293)은 3할에 근접한 타율로 엇비슷하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이종욱(0.307)이 3할대 타율을 기록했고, 이용규(0.295)와 정근우(0.280)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에스케이 류선규 팀장은 “외부 영입 계획이 없다. 정근우를 꼭 잡겠다”며 정근우 잔류를 팀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 강민호·장원삼·박한이, “우리가 대어” 국가대표급 포수 강민호는 통산 타율 0.271을 기록하고 있고 한방도 갖췄다. 그의 몸값을 60억~70억원 정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상욱 롯데 홍보메니저는 “집안 단속과 보강을 함께 할 계획이다. 강민호와 곧 조건 얘기를 할 것이다”라며 잔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삼성의 장원삼도 고액 계약 후보다. 프로야구 스카우트 관계자는 장원삼의 몸값이 “50억원도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은 기본적으로 ‘삼성 에프에이 선수는 모두 잡는다’는 내부방침을 정해 잔류 가능성도 높다. 삼성의 박한이(30)와 엘지의 ‘큰’ 이병규(39)도 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었지만 둥지를 옮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한이는 삼성의 방침에 따라 쉽게 옮길 것 같지 않고, 이병규는 팀을 옮기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고 봤다. 거포가 부족한 국내 프로야구 현실에서 최준석의 존재도 인정받고 있다. 최준석은 통산 타율 0.269, 올해 타율 0.270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3할 타율(0.360)에 홈런 3방을 터뜨리면 존재를 각인시켰다.
자유계약선수 선수들은 10~16일 원소속 구단과, 그 뒤 일주일간 나머지 구단과 협상한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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