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MVP에 넥센 박병호…“홈런 40개 도전할 것”
타격 4관왕 오르며 MVP 2연패
선동열·장종훈·이승엽 이어 4번째
“반짝 소리 안 들으려 노력한 결과”
타격 4관왕 오르며 MVP 2연패
선동열·장종훈·이승엽 이어 4번째
“반짝 소리 안 들으려 노력한 결과”
“홈런 40개에 도전하겠다. 홈런 타자들이 이승엽 선배가 불러온 잠자리채 열풍을 하루빨리 재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홈런 타자 박병호(27·넥센)가 4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지난해 타격 3관왕을 차지하며 최우수선수에 뽑혔던 박병호는 올해도 홈런(37개), 타점(117점), 득점(91점), 장타율(0.602) 등 4개 부문에서 1위를 휩쓸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단상 위로 올라간 박병호는 트로피 4개를 가슴에 안고 쏟아지는 꽃세례를 받는 내내 기뻐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심타자로서 영광스럽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상을 받아 기쁘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100점짜리 아내에게 감사한다. 오붓하게 보낼 수 있는 여행을 선물로 준비했다”며 아내 사랑을 잊지 않았다.
박병호는 최우수선수 2연패로 프로야구 최고 스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지금까지 2년 연속 최우수선수에 뽑힌 선수는 2001~2003년 3년 연속 주인공이 된 이승엽을 비롯해 선동렬(1989~1990)과 장종훈(1991~1992) 등 3명뿐이었다.
성남고 시절 고교야구 최초로 4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소년 장사’로 이름을 알린 박병호는 큰 기대를 받으며 2005년 엘지(LG)에 입단했으나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2011년 넥센으로 팀을 옮겼다. 당시 넥센의 김시진 감독(롯데)에게서 조련을 받으면서 박병호는 완전히 다른 타자로 탈바꿈했다. 김 감독은 “이대호(오릭스), 추신수(신시내티)와 비슷한 능력이 있다”며 박병호를 4번으로 중용했다. 박병호는 2011년 홈런 13개를 쳤지만 ‘풀타임을 뛰어봐야 안다’는 주위의 평가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풀타임을 뛰면서 타격 3관왕을 차지하고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박병호는 올해 갖은 시련을 헤치고 정상까지 우직하게 올라섰다. 치열한 야구 정보전 속에서 투수들은 박병호를 연구했다. 잘한 시즌 다음에 찾아오는 징크스도 물리쳤다. 염경엽 감독과 동료들의 전폭적인 신뢰가 큰 힘이 됐다. 박병호는 섣불리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기 위해 공을 끝까지 지켜보는 선구안을 키웠다. 지난해 111개였던 삼진은 올해 96개로 줄었고, 볼넷은 73개에서 92개로 늘렸다. 높은 출루율(0.437·2위)과 높은 득점(91점·1위)으로 연결됐다. 메이저리거 못지않은 신체조건(185㎝, 97㎏)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특징인 박병호는 “‘반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열심해 했다. 주위에서 이제 3년은 해야 인정해준다고 하니 내년에도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엘지의 ‘큰’ 이병규(타율 0.348)가 타격 1위, 김종호(엔씨, 50개)가 도루 1위, 김태균(한화, 0.444)이 출루율 1위, 손아섭(롯데, 172개)이 최다안타 부문 1위에 올랐다. 엔씨의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2.48)이 평균자책점 1위, 빅 리그에서 돌아온 류제국(엘지, 0.857)이 승률 1위, 손승락(넥센, 46개)이 세이브 1위, 엘지의 레다메스 리즈가 탈삼진 1위(188개), 넥센 투수 한현희가 홀드 1위(27개)에 올랐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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