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가 된 오승환의 일본 프로야구 한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 프로야구단 관계자 밝혀
협상 금액 ‘2년간 100억’ 추정
“사정 급한 한신이 더 적극적”
협상 금액 ‘2년간 100억’ 추정
“사정 급한 한신이 더 적극적”
삼성의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끈 자유계약선수(FA) 오승환(31·사진)이 일본 프로야구 한신에 “후지카와급 대우를 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의 마무리였던 후지카와 규지는 지난해 말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로 이적하면서 2년간 보장금액 950만달러(100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오승환은 2년간 100억원을 협상 금액으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금액은 2년 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와 2년 계약하면서 7억엔(76억원)을 받은 이대호보다 좀더 높은 액수다.
일본 프로야구 한 구단의 국제부장은 3일 <한겨레>와의 국제통화에서 “오승환 쪽에서 시카고에 진출한 후지카와 정도의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강한 팀일수록 오승환에게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많다. 오승환이 마무리 투수로 25~30승 정도의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팀을 원할 텐데 한신과 소프트뱅크는 충분한 조건이 된다”며 일본행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당장 마무리 투수가 급한 한신이 더 적극적”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산케이스포츠>도 2일 “한신이 마무리 투수 영입 후보를 오승환으로 단일화했다”고 보도했다. 나카무라 가즈히로 한신 단장과 구단 관계자들은 9월 초 한국을 방문해 오승환의 투구를 직접 지켜볼 만큼 관심을 보였다. 한신은 올해 후지카와가 떠난 빈 자리를 메웠던 외국인 마무리 투수 블레인 보이어와 결별해 오승환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일본 프로야구의 한신과 소프트뱅크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 보스턴, 디트로이트, 볼티모어도 오승환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오승환의 입장에서는 계약 금액과 보직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일본행이 메이저리그행보다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프로야구 관계자는 “메이저리그는 불펜 투수에게 큰 돈을 쓰지 않는다. 아마 오승환이 액수가 맞지 않아 선택하기 힘들 것”이라며 미국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올해 연봉 5억5000만원의 오승환은 대졸 8년차로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국외 이적을 하려면 삼성의 동의가 필요한 상태다.
오승환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어떤 결정을 내려도 팬들께서 응원해주실 것”이라며 해외 진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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