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서 1·2차전을 내준 삼성이 반전의 계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27일 잠실에서 열린 2013 한국시리즈(4선승제) 3차전에서 두산을 3-2로 눌렀다. 시리즈 전적 1승2패. 4회 판정 항의를 하다가 규정을 위반한 두산 코치진의 실수로 선발 유희관이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게 되면서 삼성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삼성은 선발투수 장원삼이 두산 타선을 잠재운 데 이어 오승환이 철벽 마무리로 뒷문을 단속하면서 값진 1승을 거뒀다. 타선도 7안타를 터뜨렸다.
■ 장원삼과 오승환의 힘 이날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장원삼은 슬라이더를 원하는 곳에 꽂아 넣었고,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타자 바깥쪽 직구가 좋았다. 6⅓이닝 동안 4피안타(1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 한방이 있는 두산의 김현수와 최준석, 최재훈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냈다. 7회 홍성흔에게 1점 홈런을 맞기 전까지 두산 타선을 안타 2개로 꽁꽁 묶었다. 장원삼은 “직구로 바깥쪽 승부 위주로 갔다. 직구가 좋아서 슬라이더나 다른 변화구도 잘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2차전에서 53개의 공을 던진 오승환도 단 하루만 쉬고 9회말 마무리로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뿌린 오승환은 포스트시즌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통산 9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구대성(호주 시드니 블루삭스)을 밀어내고 포스트시즌 통산 세이브 1위로 올라섰다.
■ 삼성의 살아나는 타선 무력했던 1·2차전과는 달리 삼성 타선이 회복세를 보였다. 삼성 타선은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매 회 안타를 치고 나갔다. 숱한 기회에서 득점을 하지 못했던 1·2차전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유희관을 상대로 2루타 3개 등 5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2점을 먼저 올렸다. 7회에는 박한이가 안타 후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홍상삼의 폭투로 추가점을 올려 3-0으로 달아났다. 이승엽이 모처럼 2루타를 뽑아냈고, 배영섭과 테이블세터를 이룬 김태완은 4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은 7회말 홍성흔의 홈런과 오재원, 손시헌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따라붙었으나 거기까지였다.
■ 두산 코치진의 어이없는 실수 두산 코치진의 실수로 선발 유희관은 4회 2사에서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를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서 ‘스피드 업 촉진 규칙’을 두고 있는데, 한 이닝에 코치진이 마운드에 두차례 올라가면 반드시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코치진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고 포수를 통해서 의사를 전달해도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간 것으로 본다. 두산은 이날 4회초 코치진이 이미 한차례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런데 이승엽의 2루 세이프 판정에 김진욱 두산 감독이 항의하는 사이 강성우 배터리 코치가 경기장 라인 안쪽에서 최재훈 포수에게 지시를 했고, 최재훈은 강 코치의 말을 유희관에게 전달하면서 두번을 모두 채웠다. 그 결과 유희관을 내리고 변진수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이날 패배했지만 투혼을 보였다. 홍성흔은 7회 자신의 파울 타구에 발을 맞아 경기장 바닥에 쓰러진 뒤에도 고통을 참아내며 홈런을 쳐냈다. 같은 회에 2루타를 터뜨린 오재원도 손시헌의 우전안타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려올 때 왼쪽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고통스러워했으나 끝까지 홈을 밟고 쓰러진 뒤 업혀 나갔다.
이충신 허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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