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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클래스는 영원하다…‘민한신’의 부활

등록 2013-07-02 19:40

어깨부상·선수협 파동 딛고
손민한, 4년만에 ‘화려한 복귀’
6월에만 3승…MVP 뽑혀
신생팀 NC 에이스로 ‘우뚝’
“아픔이 야구근성 갖게 해”
“살아 있음을 느낀다.”

지난달 5일, 1379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승리 투수가 된 엔씨(NC) 손민한(38·사진)의 감회는 남달랐다. 2009년 7월29일 기아(KIA)전 이후 4년 만에 마산 에스케이(SK)전에서 승리했다. 열흘 뒤 2승째를 챙긴 손민한은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절박함과 불굴의 투지가 묻어났다.

부상과 선수협 파문 속에서 한참 만에 돌아온 손민한이 무섭다. 6월 한달 동안 김광현(에스케이), 장원삼(삼성), 브랜든 나이트(넥센), 노경은(두산) 등 내로라하는 다른 팀의 에이스를 상대로 3승을 일궜다. 평균자책점 0.77. 경기운영 능력은 여전히 ‘특급’이다. 3년여 동안 마운드에 서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여전히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직구 최고 시속 146㎞까지 나온다. 완급 조절이 뛰어난 변화구도 여전히 상대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한다.

1997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손민한은 2005년 18승7패(평균자책점 2.46)로 시즌 최우수선수에 뽑히며 전성기를 맞았다. 손민한은 2009년까지 284경기 103승72패를 기록하며 세 번의 완봉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해 8월 어깨 부상으로 더는 1군 마운드에서 볼 수 없었다. 수술과 기약없는 재활을 하던 그는 2011년 터진 ‘선수협 사건’으로 다음해 팀에서 방출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고소까지 당한 손민한은 2012년 8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동료 선수들과 팬들은 그의 그라운드 복귀를 허락 않았다. 올해 초 박재홍의 은퇴식에 초대받은 손민한은 다시 한번 ‘눈물의 사죄’를 했고,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손민한의 복귀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냈다. 천신만고 끝에 4월17일 신생 구단 엔씨에 입단한 손민한의 연봉은 5천만원. 1군 선수가 받는 최저 연봉이다.

손민한은 지난달 15일 삼성전에서 승리 투수가 돼 수훈 선수에 뽑혔다. 미안함이 앞섰을까. 방송사 인터뷰 도중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손민한의 모습이 왠지 어색해 보였다. 그는 “잘해서 환호해 주는 팬들도 있지만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부담스럽다. 여기저기 얼굴을 내미는 모습이 되레 안 좋게 비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손민한에게 야구는 절박한 현실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두려워서 이민까지 생각했지만 그럴수록 손민한은 야구에 매달렸다. 우여곡절이 그를 더 강하게 만든 셈이다. 그는 “나 스스로도 근성을 갖고 야구에 매달리게 된 것 같다”며 야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새롭게 둥지를 튼 엔씨에서 후배들을 잘 챙겨주고, 후배들은 그를 큰형처럼 따른다. 투수 이민호와 이상민한테 손민한은 어릴 적 우상이었다. 손민한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린 이민호는 “영광스럽다”고 했다. 퓨처스(2군)에서 손민한과 같은 방을 사용한 이상민도 “옆에서 많이 배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김경문 감독의 신뢰도 두텁다. 김 감독은 “손민한이 있는 것만으로도 다른 선수들이 든든해한다”며 그의 존재감을 높이 샀다.

남들이 ‘끝났다’고 할 때 다시 살아난 손민한. 한국야구위원회가 선정하는 6월 프로야구 최우수선수에 뽑힌 손민한은 다시 유니폼을 입게 해준 감독과 구단, 동료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더욱더 좋은 모습으로 야구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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