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야구단 낙방 현역병 출신
8회말 4-4 동점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3-4로 뒤지던 5회말에는 깊숙한 3루타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엘지(LG) 김용의. 그가 두산의 두번째 투수 임태훈과 마주 섰다. 초구는 스트라이크, 두번째는 볼이 들어왔다. 임태훈이 3구째 낮은 몸쪽 직구를 던졌다. 경기 전 몸쪽 공을 잡아당기는 스윙 연습을 했던 김용의는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냅다 휘둘렀다. 타구가 멀리 잠실벌을 날아올라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친정팀 두산을 울린 한방이었다. 개인통산 3호이자 시즌 첫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천금 같은 1점으로 5-4 역전을 시킨 엘지는 9회 곧바로 봉중근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엘지는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또치’ 김용의의 맹타를 앞세워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엘지는 44일 만에 4위로 올라섰다. 엘지는 최근 10승 중에서 5승을 역전승으로 만들 정도로 경기 후반 막강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9개 팀 중에서 최강 불펜진을 자랑하는 엘지는 신구조화가 이뤄진 타선으로 상대의 빈틈을 파고들어 경기를 뒤집었다.
2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용의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08년 두산에 입단했으나 그해 6월 엘지로 트레이드돼 18경기에 출장해 1타점, 타율 0.154를 올리는 데 그쳤다. 2009년 줄곧 2군에 머물렀고 경찰야구단 입단 테스트에서 낙방한 뒤 군에 입대해 의장대 기수로 복무했다. 김용의는 이날 홈런을 날린 뒤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용의는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펼쳐보여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당당한 주축 타자로 성장했다. 올 시즌 46경기에 나서 타율 0.314, 15타점, 18득점을 올리고 있다. 김용의는 이날 경기 전 김무관 타격 코치가 “밀어치는 타격은 잘하니, 몸쪽 공을 잡아당기는 스윙을 하라”는 조언을 충실히 이행했다. 김용의는 “그대로 했더니 잘 맞아서 넘어가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두산은 3번 타자 김현수가 2안타 1타점으로 분전했으나 팀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다. 두산은 2회 엘지 선발 투수 신정락의 폭투와 실책을 틈타 먼저 2점을 올렸다. 2-3으로 끌려가던 5회 김현수의 좌익수 쪽 안타와 만루 득점 기회에서 오재원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4-3 역전에 성공했으나 더는 득점을 하지 못해 엘지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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