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엘에시 다저스)
빠른 직구에 커브 바탕으로
주무기 체인지업 미국서 통해
피츠버그전선 슬라이더 위력
주무기 체인지업 미국서 통해
피츠버그전선 슬라이더 위력
“삼진 잡을 때 결정구는 무엇이었나?”(기자)
“여러 가지 다 썼다. 왼손 타자에게는 슬라이더, 커브, 직구였고 오른손 타자는 직구와 체인지업이었다.”(류현진)
엘에이 다저스 류현진(26)의 필살기는 하나가 아니다. 대체로 4가지의 구질을 장착해 필요할 때 최적의 병기를 꺼내 쓴다. 8일(한국시각) 안방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전 승리 뒤에는 “오늘은 슬라이더가 잘 먹혔다”고 했다.
야구는 수 싸움이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감독인 버키 해리스는 “타석에 올라가 공을 보고 쳐라. 공을 보지 못하면 그냥 내려와라”고 가르쳤다. 두산의 김현수 등은 공을 끝까지 보고 치는 대표적인 선수다.
하지만 시속 150㎞를 넘나드는 공을 끝까지 보고 치기란 쉽지 않다. 내로라하는 강타자들도 투수의 공을 미리미리 예측하는 감을 익히지 않으면 장타를 날리기 어렵다. 투수와의 머리싸움에서 이겨야 게임에서도 이긴다.
느긋한 배짱과 여유를 갖춘 류현진은 힘만으로 던지지 않는다. 두뇌 플레이로 상대 타자보다 한 수를 더 읽거나 속여야 한다. 그래야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다.
류현진이 가장 잘 던지는 공은 체인지업이다. 특히 엄지와 검지를 ‘O’자형으로 만들어 던지는 서클 체인지업은 국내 최고였다. 변화구인 체인지업의 강점은 눈속임. 직구를 던질 때와 똑같은 투구 폼을 잡으면서도 글러브 속의 공을 달리잡아 속도를 12~20㎞ 떨어뜨린다. 타자는 빠르게 날아오는 직구를 예상했다가 천천히 날아오다가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헛방망이를 돌리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은 8일 피츠버그전에서 전체 101개의 공 가운데 27개를 체인지업으로 던졌다. 체인지업 평균 구속은 131㎞. 이날 류현진이 던진 패스트볼(직구)의 평균 구속 147㎞보다 정확히 16㎞가 빠졌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3%였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구는 달라질 수 있다. 류현진은 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슬라이더를 하나도 던지지 않았지만, 8일 피츠버그전에서는 16개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11개를 잡아냈다. 류현진이 “연습할 때 잘됐고, 포수도 요구했다”고 말한 슬라이더도 역시 변화구의 일종. 직구처럼 빠르게 날아오다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옆으로 꺾인다. 왼손 투수가 던지면 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꺾여 들어가면서 떨어진다. 왼손 타자의 경우 바깥쪽으로 빠지는데, 밀어치는 데 서투른 왼손 타자를 요리하는 데 효과적이다. 6⅓이닝 동안 삼진 6개를 기록했는데 패스트볼(직구) 2개, 체인지업 1개에 비해 슬라이더로 잡은 삼진이 3개나 됐다.
직구나 커브의 쓰임새도 크다. 빠르게 들어가는 직구가 없으면 느리게 들어가는 체인지업 효과를 볼 수 없다. 류현진은 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총 80개의 공 가운데 직구가 58%로 절반 이상이었다. 당시 10안타를 허용했고, 8일 경기에서도 47개로 비교적 많이 직구를 던졌다. 1회 2점홈런을 맞을 때도 구질은 직구였다. 야구공의 실밥을 많이 잡는 포심패스트볼(four seam fast ball)이 그다지 빠르지 않은 89마일(143.2㎞)에 머물면서 장타를 맞았다. 물론 직구 최고 구속은 3일 샌프란시스코전의 92마일(148㎞)보다 1마일이 빠른 93마일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직구의 구속이 94마일(151㎞)까지는 나와야 한다.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커브의 경우 8개로 많이 던지지는 않았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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