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서 첫 승
드디어 ‘괴물 본색’이 나오는 것일까.
엘에이(LA) 다저스 류현진(26)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3회초 연속 볼넷을 내준 뒤부터 6회초 2사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투구수를 90개로 한정해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충분했다. 전체 투구수는 88개(스트라이크 55개). 직구는 물론이고, 체인지업과 커브 제구도 잘 됐다. 다저스가 11-1로 승리하며, 시범경기 등판 5차례 만에 첫 승(2패)도 챙겼다. 평균자책은 4.41(종전 5.91)로 낮아졌다.
더 큰 수확은,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만의 선발 등판 준비 과정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선발 등판 전에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 것에 가끔 의구심을 표해왔다. 매팅리 감독은 다저스 공식 누리집 ‘엠엘비닷컴’(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캠프 시작 전부터 느긋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내년 스프링캠프 때도 준비 과정이 똑같다면 우리가 (이번에) 정말 그를 몰랐던 것”이라고 했다. 밀워키 전 투구에 대해서는 “오늘 90개를 던질 예정이었는데 전혀 지쳐 보이거나 그러지 않았다. 홈플레이트 양쪽 구석을 찌르는 제구와 스피드가 좋았다”고 평했다. 포수 A.J 엘리스도 “스프링캠프 동안 변화구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다양한 구위를 던지는 게 아주 탁월했다”고 했다.
다저스는 현재 선발 후보들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잭 그레인키가 팔꿈치 통증 때문에 한동안 쉬다가 불펜 피칭을 막 시작했고, 채드 빌링슬리는 번트 훈련을 하다가 검지를 다쳐 21일 선발 등판 일정을 미뤘다. 19일 선발 등판하는 조시 베킷 또한 갑작스레 감기에 걸려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 ‘엠엘비닷컴’의 켄 구르닉 기자는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 속에 다저스는 오로지 류현진이 밀워키 전만큼 던져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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