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세계야구클래식(WBC) 한국 경기는 더 이상 없다. 하지만 야구는 계속된다. 9일부터 시작되는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관전 포인트를 꼽아봤다.
■ 두 명장의 귀환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감독이 20개월 만에 1군 무대로 돌아온다. 2011 시즌 도중 두산 감독을 자진 사퇴했던 김경문 감독은 9구단 엔씨(NC) 다이노스를 이끌고 막내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2군 리그에서 뛰었던 엔씨는, 스프링캠프 15번의 연습경기에서 8승1무6패의 호성적을 올렸다. 김경문 감독은 “신생 팀으로서 즐겁게 야구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2004년 삼성 사령탑을 끝으로 현장을 떠났던 ‘우승 청부사’ 김응용 한화 감독은 9년 만에 시범경기를 치른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 신화의 김 감독 밑에서 꼴찌 팀이 어떻게 변신했을지 관심이다.
■ 시범경기?시험경기! 각 팀은 정규시즌 개막 전에 포지션 실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간다. 각각 정현욱(LG), 정우람(군 복무)을 잃은 삼성과 에스케이(SK)는 불펜투수를 점검한다. 기아(KIA) 또한 시범경기 동안 불펜 안정화를 지상 과제로 삼고 있다. 에스케이는 이호준(NC)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박정권, 안치용 등으로 4번 타자 시험도 치른다.
롯데는 김대우를 4번 타자 실험대에 올려놓으며, 엘지(LG)는 임찬규, 신재웅, 우규민 등을 후보로 토종 선발 옥석가리기에 돌입한다. 두산은 부상당한 캘빈 히메네스와 이용찬의 대체 선발 자원을 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화는 연습경기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유창식을 비롯해 조지훈, 이태양 등 신예들의 풀타임 선발 가능성을 타진한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는 포수 박동원의 활약 여부가 관심이다.
■ 정규리그 성적과는 무관?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0차례 열린 시범경기에서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6차례 있었다. 1위팀이 정규리그 꼴찌를 한 사례는 1985년 청보, 1997년 롯데, 2006년 엘지 등 3차례 있었다. 1984년 롯데, 1988년과 1996년 해태는 시범경기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근 10년(2003~2012년)만 따져 보면, 시범경기 1위 팀들 중 7개 팀이 4강에 올랐다. 때문에 ‘시범경기 성적≠정규리그 성적’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 성적의 경우, 대부분 주전급 선수들은 시즌 개막(3월말)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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