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종범 코치(왼쪽)가 10월 대전구장 마무리훈련 때 선수에게 공을 던져주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지도자 첫 수업 마친 이종범
한화 마무리 훈련 45일 동고동락
선수들과 대화하느라 목 부어
“간절함 있으면 주전 된다” 독려
상황은 어렵지만 “희망을 봤다” 그는 경남 충무에 있었다. 팀의 시즌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전국 곳곳을 아내와 누비는 중이다. 17일 통화한 ‘한화 코치’ 이종범(42)은 1월 겨울훈련 소집에 앞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바람의 아들’은 ‘독수리 조련사’로 변했다. 스승인 김응용 감독 아래서 받은 코치 등번호는 73번. “큰 의미는 없다”고 하지만 1993년 해태(현 기아)에서 프로 데뷔할 때 기록한 도루 숫자가 73이었다. 한화 주루코치 이종범은 10월16일부터 11월29일까지 45일 동안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1.5군~2군 선수들 위주로 진행된 마무리훈련이지만 초보 지도자는 많은 공부를 했다. 그는 “패배의식을 치유해줘야 하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하고 45일 동안 정신력 강화에 많이 신경 썼다”고 했다. 선수들과 쉴 새 없이 대화를 나누느라 아침마다 목이 부어올랐다. “한화에서는 김태균 외에 나머지 주전 자리는 비어 있다고 말했다. 의욕과 간절함이 있으면 네 것이 될 수 있는 자리라고 계속 말해주었다. 간절함이 보이면 내가 잘리는 일이 있어도 감독께 꼭 말해 경기에 뛸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3월 현역 은퇴 뒤 7개월 만의 현장 복귀.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처음 열흘은 힘들었다. 연습 타구를 쳐주는 것도 어색했다. 선수들의 스트레칭을 위해 몸을 풀어줄 때가 많았다. 갑갑증을 느끼기도 했다. 이종범은 “아직도 코치라는 게 실감은 잘 안 난다”고 했다. ‘선수’ 이종범을 버리고 ‘코치’ 이종범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도기인 셈이다. ‘코치 이종범’이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주저 없이 “연습 습관”이라고 했다. 이종범은 현역 시절 최고의 연습벌레였다. 마흔살이 넘도록 야구를 할 수 있던 것도 무한연습 때문이었다. “몇몇 선수들이 나쁜 습관을 갖고 있다. 연습이 기본인데 능력이 안 되면서도 연습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연습량이 부족하면 하체도 부실해지고, 잔 부상 또한 많아진다. 다리 쪽에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서 달리기 등 기본 훈련의 중요성을 많이 일깨워주고 있다.” 한화는 최근 5년 동안 3차례나 꼴찌를 했다. 내년 시즌에는 에이스 류현진도, 팀 맏형인 박찬호도 없다. 김응용 신임 감독도 이런 상황 때문인지 마무리 훈련 때 매일 운동장으로 나와 선수들을 지켜봤다. 해태나 삼성 감독 때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이종범은 “희망을 봤다”고 했다. “처음 선수들을 만났을 때 기본기나 정신자세를 15점 정도로 평가한다면, 마무리훈련 끝날 즈음에는 70점 정도로 올라간 것 같다. 시험공부처럼 70점에서 80~90점으로 올라가기가 힘든데, 전지훈련을 통해 끌어올리겠다.” 2012년 초 ‘선수’ 이종범은 호랑이군단 최고참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 2012년 말 ‘코치’ 이종범은 독수리군단과 함께 비상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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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대화하느라 목 부어
“간절함 있으면 주전 된다” 독려
상황은 어렵지만 “희망을 봤다” 그는 경남 충무에 있었다. 팀의 시즌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전국 곳곳을 아내와 누비는 중이다. 17일 통화한 ‘한화 코치’ 이종범(42)은 1월 겨울훈련 소집에 앞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바람의 아들’은 ‘독수리 조련사’로 변했다. 스승인 김응용 감독 아래서 받은 코치 등번호는 73번. “큰 의미는 없다”고 하지만 1993년 해태(현 기아)에서 프로 데뷔할 때 기록한 도루 숫자가 73이었다. 한화 주루코치 이종범은 10월16일부터 11월29일까지 45일 동안 지도자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1.5군~2군 선수들 위주로 진행된 마무리훈련이지만 초보 지도자는 많은 공부를 했다. 그는 “패배의식을 치유해줘야 하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하고 45일 동안 정신력 강화에 많이 신경 썼다”고 했다. 선수들과 쉴 새 없이 대화를 나누느라 아침마다 목이 부어올랐다. “한화에서는 김태균 외에 나머지 주전 자리는 비어 있다고 말했다. 의욕과 간절함이 있으면 네 것이 될 수 있는 자리라고 계속 말해주었다. 간절함이 보이면 내가 잘리는 일이 있어도 감독께 꼭 말해 경기에 뛸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3월 현역 은퇴 뒤 7개월 만의 현장 복귀.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처음 열흘은 힘들었다. 연습 타구를 쳐주는 것도 어색했다. 선수들의 스트레칭을 위해 몸을 풀어줄 때가 많았다. 갑갑증을 느끼기도 했다. 이종범은 “아직도 코치라는 게 실감은 잘 안 난다”고 했다. ‘선수’ 이종범을 버리고 ‘코치’ 이종범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도기인 셈이다. ‘코치 이종범’이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주저 없이 “연습 습관”이라고 했다. 이종범은 현역 시절 최고의 연습벌레였다. 마흔살이 넘도록 야구를 할 수 있던 것도 무한연습 때문이었다. “몇몇 선수들이 나쁜 습관을 갖고 있다. 연습이 기본인데 능력이 안 되면서도 연습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연습량이 부족하면 하체도 부실해지고, 잔 부상 또한 많아진다. 다리 쪽에 순발력을 키우기 위해서 달리기 등 기본 훈련의 중요성을 많이 일깨워주고 있다.” 한화는 최근 5년 동안 3차례나 꼴찌를 했다. 내년 시즌에는 에이스 류현진도, 팀 맏형인 박찬호도 없다. 김응용 신임 감독도 이런 상황 때문인지 마무리 훈련 때 매일 운동장으로 나와 선수들을 지켜봤다. 해태나 삼성 감독 때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이종범은 “희망을 봤다”고 했다. “처음 선수들을 만났을 때 기본기나 정신자세를 15점 정도로 평가한다면, 마무리훈련 끝날 즈음에는 70점 정도로 올라간 것 같다. 시험공부처럼 70점에서 80~90점으로 올라가기가 힘든데, 전지훈련을 통해 끌어올리겠다.” 2012년 초 ‘선수’ 이종범은 호랑이군단 최고참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 2012년 말 ‘코치’ 이종범은 독수리군단과 함께 비상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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