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토브리그 구단 득실은
롯데, 보상선수 짭짤
한화·SK는 빈손 허탈
롯데, 보상선수 짭짤
한화·SK는 빈손 허탈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이적 시장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지나갔다. 9구단 엔씨(NC)의 특별지명부터 자유계약선수(FA), 그리고 보상선수까지 폭풍 같던 3주였다. 그러나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웃은 팀은 많지 않다.
■ 승자는 없다? 기아(KIA)는 김주찬, 엘지(LG)는 정현욱, 두산은 홍성흔을 품에 안았다. 팀마다 노림수가 달랐는데, 기동력(기아), 불펜(엘지), 리더십(두산)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했다. 하지만 출혈이 만만찮다. 기아는 김주찬 영입을 위해 55억4000만원(선수 50억원+보상금 5억4000만원)을 쏟아부었고, 1군 불펜 요원(홍성민)까지 롯데에 내줬다. 엘지와 두산은 각각 선발 요원인 이승우(삼성)와 김승회(롯데)를 빼앗겼다. 언뜻 정성훈, 이진영을 눌러 앉히고 정현욱까지 영입한 엘지가 승자처럼 보이지만 역대 사례를 비춰볼 때 외부 에프에이 투수 영입은 그다지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
■ 패자의 역습 이적시장 초반 롯데는 초상집이었다. 작년 에프에이 시장에서 영입했던 이승호를 엔씨에 특별지명으로 넘겨줬고, 팀 주전 타자인 김주찬, 홍성흔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그러나 의외의 반전이 숨어 있었다. 기존 전력의 누수 없이 2013 시즌 신인 투수 송창현만 내주고 베테랑 타자 장성호를 한화로부터 영입했다. 김주찬, 홍성흔 보상선수도 비교적 짭짤했다. 김승회, 홍성민 등 1군에서 검증된 투수들을 받았다. 홍성흔, 김주찬의 이탈로 약화된 전력을 메울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무리한 지출을 삼가면서 실속을 챙겼다.
■ 날지 못한 한화, SK 올겨울 독수리와 비룡의 날개가 축 처졌다. 좌완 에이스 류현진의 미국행이 임박한 한화는 280억원의 여윳돈이 생겼지만 에프에이 시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섰다. 팀 맏형 박찬호마저 29일 은퇴를 선언했다. 김응용 신임 감독은 현재 트레이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여의치가 않다.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에스케이(SK)는 4번 타자 이호준과 내야 멀티 플레이어 모창민이 팀을 떠났다. 하지만 보강된 전력은 없다. 내년에는 정근우, 최정, 송은범 등 팀 간판들이 에프에이 자격을 얻어 내후년 걱정이 커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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