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필요한 승수는 2승. 하지만 플레이오프(3선승제) 3차전(19일 오후 6시·사직구장)을 앞둔 에스케이(SK)와 롯데의 고민은 다르다.

1~2차전 에스케이 팀 타율은 0.242. 롯데(0.236)보다 낫다. 도루도 6개(롯데는 0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0.200밖에 안 된다. 잔루가 19개다. 4번 타자 이호준의 부진이 크다. 이호준은 1차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0’(5타수 무안타)이다. 조인성을 제외하고 6번 타순부터 9번 타순까지 줄줄이 부진한 것도 불안하다.

마운드 사정은 그나마 괜찮다. 3차전 선발 송은범과 4차전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마리오가 건재하다. 5이닝 이상은 버텨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롱릴리프 역할의 우완 투수 채병용의 컨디션이 안 좋은 게 변수다.

롯데는 방망이에서 희망을 본다. 전준우(7타수 4안타), 김주찬(9타수 4안타)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간다. 타석에서 서두르지 않고 공을 기다리는 ‘눈야구’를 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다. 2차전 10회초 정훈의 결승 밀어내기 볼넷도 ‘기다림의 미학’에서 비롯됐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주자가 없을 때는 무조건 ‘웨이팅’(기다리기) 사인을 내고 있다.

문제는 마운드다. 쉐인 유먼, 송승준 외에 긴 이닝을 책임져줄 선발투수가 없다. 3차전 선발 고원준도 ‘선발’이라기보다는 ‘첫번째 등판 투수’에 가깝다. ‘믿는 도끼’ 정대현이 친정팀에 약한 것도 걸린다. 양 감독은 “선발이 분명 약하기 때문에 3, 4차전은 공격력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에스케이는 2007년 이후 포스트시즌 3차전에서 져본 적이 없다.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 뒤 3차전에서 승리하며 우승 디딤돌을 놨던 좋은 기억 때문인지 ‘가을야구 3차전 무패’ 팀이 됐다.

반면 롯데는 2008년 포스트시즌부터 3차전에서 이긴 적이 없다. 최근 5년 동안 포스트시즌 3차전에서 5연패했다. 올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때도 2승을 하고 난 뒤 3차전에서 지면서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다. 3차전 징크스가 깨질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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