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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야구 인프라’와 10구단

등록 2012-06-17 19:45

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14일 목동구장의 넥센-기아전은 14분 동안 중단됐다. 외야 조명탑이 갑자기 꺼졌다. 지난해 9월에도 목동구장은 정전 사고를 겪었다. 관중은 66분 동안 조명탑에 불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시즌 700만 관중을 향해 가는 프로야구 현실의 단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르면 19일 10구단 창단 여부를 놓고 표결을 벌인다. 몇 구단이 다수결 방식을 문제 삼고 있지만 하루빨리 10구단 문제를 해결하려는 케이비오의 의지는 강하다.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찬성 기류가 많기는 하나 결정이 또다시 미뤄질 수도 있다.

10구단 체제가 늦어질수록 손해를 보는 쪽은 기존 프로야구단이다. 당장 내년에 9개 홀수 구단 체제로 리그가 운영되면 팀당 133에서 128경기로 경기 수가 줄어든다. 5경기가 줄어들면 각 구단은 평균 4억7000만원의 입장수입이 감소한다는 컨설팅 회사의 연구결과가 있다. 반면 홀수 체제로 쉬는 팀이 생겨나며 시즌 일정은 길어질 수밖에 없어 구단의 선수단 운영비는 더 늘어난다. 10구단이 선정돼 2014년에 합류한다면 이런 문제는 사라진다. 더욱이 하루 5경기가 열린다면 중계권 수입을 그만큼 높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부수적이다. 10구단 체제의 가장 큰 효과는 야구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데 있다. 10구단 후보 도시 수원시는 수원야구장 리모델링과는 별도로 2015년까지 사회인 야구장 50개를 확충하겠다고 한다. 다른 후보인 전북도 또한 군산야구장 리모델링은 물론이고 신규 야구장 건설도 약속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지난 주말 각각 잠실구장과 군산구장을 방문해 야구장 개선을 재확인하며 “기회만 달라”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자발적으로 야구 인프라 확충을 위해 발벗고 나서겠다고 하는 마당이다.

인기는 바람과 같다. 잘 타면 순항하지만 역풍을 만나면 처음 자리보다 더 후퇴한다. 프로야구 전체로서는 천금의 기회일 수 있다. 프로야구 이사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궁금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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