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타석 채우며 ‘3할 타자’ 등극…한화 홈 6연패 벗어나
삼성 이승엽 11호 홈런…엘지 주키치 다승·평균자책 1위
삼성 이승엽 11호 홈런…엘지 주키치 다승·평균자책 1위
3회말 2사 1·3루 볼카운트 0-1. 롯데 선발 이용훈이 던진 시속 141㎞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때리기 좋은 먹잇감이 시야에 들어왔는데 최진행(한화)의 방망이가 그냥 있을 리 없었다. 타구는 쭉쭉 뻗어서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3-1의 점수를 순식간에 6-1로 만드는 3점포(시즌 7호)였다. 2일 엘지전부터 따지면 3경기 연속 3점 홈런. 최진행의 숨길 수 없는 거포 본능이 5일 대전 롯데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최진행은 입단 첫해인 2004년 5월에도 3경기 연속 3점 홈런을 터뜨린 바 있다.
최진행은 4월 한 달 동안 타율 0.088(34타수 3안타)의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홈런 또한 없었다. 2군도 다녀왔다. 하지만 5월부터 타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새로 부임한 김용달 타격코치의 도움도 컸다. 5월 한 달 타율이 0.392(79타수 31안타) 홈런 4개. 최진행은 팀 동료 김태균이 부러워하는 강한 손목힘을 갖고 있다. 6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는데 홈런이 3개나 나왔다. 5일 4타석에 들어서면서 규정타석을 채운 최진행은 타격 순위에서도 ‘3할 타자’(타율 0.305)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시즌 7개 홈런 중 3개를 3점 홈런으로 장식하고 있는 최진행은 “2군에 다녀온 뒤 안타와 홈런이 터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올 시즌 최진행보다 3점 홈런을 더 많이 친 선수는 없다. 한화 선발 김혁민은 9이닝 8피안타 9탈삼진 2실점으로 생애 첫 완투승을 거뒀다. 8-2로 승리한 한화는 홈 6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롯데는 경기 초반 쏟아진 3개의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이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퇴출이 임박한 에스케이(SK) 아킬리노 로페즈는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7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에스케이는 대체 외국인선수 데이브 부시와의 계약이 마무리되면 로페즈를 퇴출시킬 계획이다. 때문에 두산전이 로페즈에겐 사실상 고별전이나 다름없었다. 로페즈는 어깨 통증이 재발되면서 지난 5월 2군으로 내려갔고 이날 25일 만에 선발등판했다. 에스케이의 7-3 승리. 삼성은 이승엽의 2점 홈런(시즌 11호) 등을 앞세워 기아(KIA)를 제압하며 5할 승률(23승23패1무)을 회복했다. 엘지 벤자민 주키치는 넥센전 7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다승(7승), 평균자책(2.17) 1위로 올라섰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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