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계 촉각 곤두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 구단은 다소 여유가 있었다. 경기조작 사건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대구지검 쪽으로부터 선수 소환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다. 입길에 오른 선수들도 “절대 경기조작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억울해했다. 하지만 28일 투수 ㄱ씨가 경남 진주에서 사전 통보도 없이 긴급체포됐다는 소식에 엘지 구단은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엘지 관계자는 “그래도 선수를 믿었는데 소환도 아니고 체포라니…”라며 허탈해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진주 전지훈련이 29일에 끝나기 때문에 소환되더라도 그 이후일 줄 알았다. 조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7월 말 넥센에서 엘지로 트레이드된 뒤 4, 5선발로 활약했다. 25경기에 선발 등판한 그는 시즌 볼넷을 67개 내줬고, 이 가운데 1회에만 15개를 허용해 1회 평균 볼넷 수는 0.6개이다. 2회 이후 평균 볼넷 수는 0.45개로 차이가 있지만 선발투수들이 보통 1회 제구력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다지 큰 차이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ㄱ씨와 함께 경기조작 의혹을 사고 있는 같은 팀 투수 ㅂ씨는 지난 시즌 27경기에 선발 등판했고, 볼넷 69개 중 1회 볼넷이 13개였다. ㅂ씨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중이며 3월10일 귀국할 예정이다. 팀은 28일 고지로 연습경기 원정을 갔지만, ㅂ씨는 팀 합류가 늦어 현재 몸 상태로는 실전 투입이 어렵기 때문에 몇몇 동료와 함께 오키나와에 남았다. 그는 여전히 경기조작을 부인하고 있다.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연습경기 도중 팀 동료의 체포 소식을 전해들은 엘지 선수단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현재 이병규 등 고참들이 나서서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르고 있다.
야구계는 일단 사건 추이를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하지만 프로배구 경기조작 가담자가 초반 한두명에서 급속히 퍼져 두자릿수로 번졌다는 것을 의식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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