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고향팀 한화 입단
연봉 아마발전기금 기부
“한국서 얼마 받는지보다
어떤 롤모델 될지가 중요”
“사실 이승엽 의식 많이해
홈런 말고 안타쳐라 농담”
연봉 아마발전기금 기부
“한국서 얼마 받는지보다
어떤 롤모델 될지가 중요”
“사실 이승엽 의식 많이해
홈런 말고 안타쳐라 농담”
야구 인생 9번째 유니폼의 특징은 오렌지색이었다. 등번호는 미국 진출 때부터 꾸준히 써온 61번. 미국, 일본을 돌아온 ‘코리안 특급’이 마침내 한화 이글스에 안겼다.
박찬호(38)는 2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미국 진출 이전까지 꿈꿨던 고향팀 한화의 흰색 바탕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활짝 웃었다. 연봉은 프로야구 최저급여로 규정된 2400만원. 한화가 준비했던 최대 6억원(4억원+옵션 2억원)의 연봉을 ‘통 크게’ 아마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박찬호는 “한국에서 뛰는 영광스런 기회에 얼마를 받는지는 의미가 없고 유소년들에게 어떤 롤모델이 되는지가 중요했다”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선수로 등록되려면 최소연봉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단 받기로 했다. 2400만원도 모두 어린이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실질적으로 ‘0원’의 연봉을 받고 뛰겠다는 뜻이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때 연봉 10만9000달러(1억2600만원)를 받았다. 2006년 샌디에이고 시절에는 1550만5142달러(180억원)까지 연봉이 치솟았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레퍼런스 자료를 보면 17시즌 동안 순수 연봉으로만 벌어들인 돈은 8545만6945달러(993억원)다. 올 시즌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로부터도 220만달러(25억원)를 받았다. ‘박찬호 특별법’으로 복귀가 이뤄진 상황에서 금전 수입을 사회 공헌 차원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박찬호는 “연봉이 얼마냐보다는 한국 야구에 어떻게 도움이 되느냐를 고민했다. 한국 야구 발전에 씨앗을 뿌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찬호의 이런 행보는 프로야구 고액연봉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프로야구 선수들은 기부에 인색한 모습을 보여왔다.
박찬호는 기대감과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미국, 일본에서 뛰면서 환희도 느껴봤고 큰 좌절도 경험해봤다. 국내에서 뛰면서도 작고 큰 시련이 있겠지만 그것을 통해 또다른 야구를 배우게 될 것”이라며 “국내 복귀에 대한 부담감이나 두려움은 없다.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자신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 야구는 미국, 일본과 스타일이 다른 만큼 류현진 등 후배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배워나가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최대 관심사인 이승엽(삼성)과의 투타대결에 대해서는 “이승엽뿐만 아니라 다른 팀의 모든 타자들이 경계대상”이라면서도, “사실 이승엽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하고 있다. 홈런 말고 안타만 쳐달라고 농담도 했다”고 웃었다. 그는 “야구할 기회가 짧기 때문에 내년 시즌 한화가 챔피언이 되는 데 한 부분이 되면 나에게 엄청난 선물이 될 것이고, 그것을 목표로 뛸 것이다. 팀을 가을잔치로 이끌어서 마지막 경기의 승자가 되는 것을 꿈꾼다”고 했다.
한대화 한화 감독은 “실질적으로 박찬호가 던지는 것을 못 봐서 보직을 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선발 한 축을 담당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현장에서 베테랑에 대한 예우는 많이 해줄 것이다. 하지만 팀마다 룰이 있기 때문에 룰은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입단식에는 김태균을 비롯해 투수 최고참인 박정진, 주장 한상훈이 참석해 박찬호의 한화 입단을 환영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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