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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실패로 담금질한 연습생 글러브, 황금장갑 되다

등록 2011-12-11 20:07수정 2011-12-11 20:47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
최형우, 최다표 기쁨 “밑바닥서 시작해 여기까지”
이대수, 10년간 트레이드 2번 설움뒤 “꿈 이뤘다”
윤석민 등 6명 첫 수상…엘지·넥센·두산 배출 못해
11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린 2011 골든글러브 시상식. 출범 30돌을 맞아 1400여명의 팬들이 초청된 야구인의 축제는, ‘인간 승리’를 보여준 최형우(28·삼성)와 이대수(30·한화)를 위한 무대였다.

■ 방출생, 그리고 연습생 최형우는 삼성에서 한번 방출됐다가 경찰청 소속으로 2군 타격 7관왕에 오른 뒤 다시 삼성에 둥지를 틀었다. 올 시즌에는 홈런(30개), 타점(118개), 장타율(0.617)에서 타격 3관왕에 올랐다. 그는 비교적 담담하게 “밑바닥부터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때문에 실패가 별로 두렵지 않다”며 “내년 시즌이 너무 기다려진다”고 했다. 최형우는 기자단 등 306표의 유효표 가운데 최다인 286표(93.5%)를 얻는 영광까지 누렸다.

연습생 출신으로 데뷔 10년차에 첫 황금장갑을 낀 이대수의 감격도 남달랐다. 트레이드로 소속팀이 3차례 바뀌었지만 꿋꿋이 제 길을 걸었다. 올해 한화 주전 유격수로 122경기를 뛴 그는 생애 첫 3할 타율(0.301) 고지를 밟았다. 이대수는 “10년 전 시상식에서 생각했던 꿈을 오늘에야 이뤘다. 이제부터 더 높은 꿈을 꾸기 시작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시상식에 함께 온 부모님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 고개 떨군 이병규와 오승환 엘지 베테랑 이병규(37)는 이날 생애 7번째 수상을 기대하면서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아들 둘 등 가족들을 모두 데리고 왔다. 최다안타 2위(164개), 타율 3위(0.338)의 성적을 기록하며 2010년 국내 복귀 후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공동 6위에 그친 팀성적 탓인지 외야수 부문에서 이병규(102표)는 최형우(286표), 손아섭(롯데·157표), 이용규(KIA·150표), 전준우(롯데·129표)에게 밀렸다. 올 시즌 최대 격전지였던 유격수 부문에선 한국시리즈와 아시아시리즈 우승 프리미엄이 있는 김상수(21·삼성)가 16표 차이로 황금장갑을 이대수에게 내줬다. 투수 부문에서는 시즌 최우수선수(MVP) 경쟁을 벌였던 오승환(삼성·113표)이 다시 한번 윤석민(KIA·189표)에게 밀려났다.

■ 가을 야구=황금 장갑? 포스트 시즌 진출 4팀은 모두 황금장갑 수상자를 배출했다. 특히 롯데는 이대호(1루수), 강민호(포수), 손아섭(외야수), 홍성흔(지명타자) 등 총 4명의 선수가 골든글러브를 안았다. 기아는 윤석민(투수), 안치홍(2루수), 이용규(외야수) 등 3명, 한국시리즈 진출 팀인 삼성(최형우)과 에스케이(최정)는 한명씩 황급장갑을 챙겼다.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4팀 중에선 한화 이대수만이 개인 성적이 월등해 수상에 성공했고, 엘지·넥센·두산 3팀은 모두 쓴잔을 마셨다.

10명 수상자들 중 윤석민, 최형우, 이대수 등 총 6명이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한편 <한국방송 1텔레비전>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생중계 도중 갑작스럽게 중계를 끊어 야구팬들의 원성을 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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