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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야신’ 김성근, 독립야구단 ‘신화’ 쓸까

등록 2011-12-05 20:45수정 2011-12-05 22:34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감독 김성근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감독 김성근
마지막 야구인생 ‘낮은 곳’으로
‘고양 원더스’ 초대 감독 맡아
프로지명 탈락 선수 등 지휘
“힘드니까 한다…그게 나
팀 정착땐 한국야구 발전”
“늘 그랬듯이 이게 김성근답잖아.”

전화기 너머 들리는 노감독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스타의식이나 명성은 무상하다. ‘이방인, 잡초’의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야구의 신’ 김성근(69) 감독. 그가 다시 밑바닥 야구로 돌아간다. 일종의 반골 기질이다.

김 감독이 5일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사령탑 초대를 수락했다. 경기도 고양시를 홈으로 하는 고양 원더스는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실험적 모델이다. 고액연봉이나 이름난 선수는 없다. 신인 지명에서 탈락하거나 8개 프로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로 이뤄진 연간 예산 10억원의 ‘외인 구단’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라는 제도권의 틀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

김 감독은 “힘드니까 하는 거다. 그게 김성근이다”라며 “프로 팀보다 3배 이상 힘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실패를 맛본 낙오자들이 주축이어서 더 의욕이 넘친다. 대개 프로 2군보다는 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김성근 사단’이기에 평생 야구만 하다가 글러브를 놓아야 할 위기에 처한 선수들은 희망을 갖는다.

김응용 전 삼성 사장은 김성근의 작전야구를 보며 ‘야신’이라 불렀다. 그는 선수의 영혼부터 휘어잡는다. 철저한 기본기 훈련과 동기부여로 투사를 만든다. 과거 재정 상황이 안 좋아 허리띠를 졸라맸던 최약체 쌍방울 레이더스를 ‘돌격대’로 만들며 부자 구단들의 간담을 여러번 서늘하게 했다. 창단 뒤 우승이 없던 에스케이(SK)를 임기 4년 반 동안 3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다. 확고한 현장 자신감으로 타협하지 않는 외곬의 길은 그의 장인정신을 보여준다.

김성근 감독은 “1982년 오비 베어스(현 두산) 코치로 프로에 입문했을 때 과연 이 땅에 프로야구가 생존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30년간 성공적으로 뿌리내렸다”며 “이제 한국 야구의 발전을 생각할 두 번째 시기가 왔다”고 했다. 고양 원더스가 제대로 정착하면 제2, 제3의 독립 구단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만큼 국내 야구 기반도 더욱 탄탄해진다는 얘기다. 김 감독은 새로운 변화를 몰고올 메신저가 될 각오다. “고양 원더스 선수들이 잘되면 프로 1, 2군에 가고, 잘 안 풀리더라도 인생을 배워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젠 야구를 넘어 인생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

김성근 감독은 그동안 일본 프로팀에서 러브콜을 받아왔다. 하지만 고양 원더스 구단주인 허민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대표의 삼고초려에 항복했다. 2006년 네오플 주식을 엔에이치엔(NHN)에 넘겨 3000억원 이상을 번 것으로 알려진 허민 대표는 3년 동안 약 5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허민 대표는 “야구 선수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사회 기부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 야구 진출까지 꿈꾸고 있다.

고양 원더스의 40여명 선수들은 현재 김광수 수석코치(전 두산 감독대행)의 지도 아래 전북 전주에서 훈련중이다. 이들 중 30명이 추려지고 내년 1월 김성근 감독과 일본 고치로 건너가 50일 동안 전지훈련을 하게 된다. 2012 시즌에 프로 2군의 대결인 퓨처스 리그에 교류경기 형식으로 참가해 48경기를 소화한다. 이렇게 되면 퓨처스리그에 나오는 9구단 엔씨(NC)와도 맞서 김성근-김경문 감독 대결이 3차례 펼쳐진다. 퓨처스리그 공식 참가팀이 아니라서 고양 원더스 기록은 따로 관리된다. 정금조 한국야구위원회 운영팀장은 “고양 원더스의 퓨처스리그 공식 편입 여부는 2012 시즌 후 재검토하게 된다”고 밝혔다.


기존 구단과는 전혀 다른 태생의 고양 원더스가 ‘새 길을 여는’ 야신의 지휘 아래 ‘공포의 외인 구단’으로 변모할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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