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53) 에스케이 감독대행
준PO·PO 거치며 악전고투…SK 가을야구 힘 보여줘
이만수(53) 에스케이 감독대행의 표정은 밝았다.
“전임 김성근 감독님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키워주셔서 지금까지 해냈다고 생각한다.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비록 준우승했지만 우리 선수들이 진정한 챔피언이고 영웅이다. 정말 자랑스럽다.”
이 감독대행의 말 그대로 주눅들지 않았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에스케이라 여기까지 왔다. 야구를 할 줄 알았다”고 했다. 정규 3위 에스케이는 한국시리즈에 올라와 정규리그 1위 팀 삼성과 대등한 싸움을 했다.
에스케이는 10승대 투수 한 명 없이 포스트 시즌을 치렀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에스케이의 열세를 전망했다. 하지만 ‘가을 사나이’ 박정권과 정근우, 막강 불펜을 앞세워 기아(준플레이오프)와의 4경기, 롯데(플레이오프)와의 5경기를 치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왔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삼성 선수들과 달리 사상 처음으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에스케이 선수들은 지쳤다. 하지만 믿음에 기초를 둔 초보 이만수 감독대행의 뚝심 용병술과 선수들의 투혼으로 자존심을 잃지 않았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두달여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온갖 (인터넷의) 악성 글에 시달려 도망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이런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기 뒤 선수단에 90도 인사를 하면서 “정말 고맙다”라고 말할 땐 진한 감동이 흘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