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29) 선수
174㎝ ‘동춘 서커스단’ 별명
빠른 발·악착같은 근성으로
SK 가을야구 톱타자 맹활약
빠른 발·악착같은 근성으로
SK 가을야구 톱타자 맹활약
쑥스러운가, 아니면 좋아서인가?
플레이오프 상대팀 롯데 선수들이 에스케이의 ‘키(Key) 플레이어’로 지목했다고 하자, 그는“‘키’ 얘기는 하지 마세요!”라며 익살을 부렸다.
정근우(29·사진)는 선수 소개책자에 키 1m74로 나오지만, 직접 보면 1m70 정도밖에는 안 보인다. 작지만 악착같은 모습에 김인식 전 두산 감독은 그를 “동춘 서커스단”이라고 불렀다. 프로 데뷔 7년차로 큰 무대에서 긴장하는 법이 없다. “첫아들 재훈(3)이도 장차 예상 신장이 1m74인데…”라며 여유를 부릴 땐 베테랑의 향기가 난다.
정근우는 올 시즌 누구보다 시련을 많이 겪었다. 옆구리 부상으로 후반기 한달 넘게 2군에 머물렀다. 데뷔 해였던 2005년 이후 두번째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팀이 한창 순위 경쟁을 하던 때에 빠져서 미안함도 크다. 9월 중순 합류한 정근우는 복귀 후 속죄라도 하듯이 타율 0.320, 1홈런 3도루로 활약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07, 6홈런 20도루.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힘차게 움직였다.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 때는 17타수 9안타(0.529) 3도루를 기록해 1번 톱타자로서 부족함이 없었다. 16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천적이었던 롯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4타수 3안타를 터뜨리는 등 6타수 4안타 맹타를 뿜어냈다.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올 포스트시즌 타율이 0.565(23타수 13안타). 지난해까지 가을야구 타율이 0.212(104타수 22안타)에 불과했던 정근우가 올해는 ‘제대로’ 미쳤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진행중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아직까지 그를 뛰어넘는 동료는 없어 보인다.
정근우에 대한 안방 팬들의 신뢰는 두텁다. 작은 체구에도 강인하고 억척스럽기 때문이다. 반대로 상대팀 팬들은 정근우가 몹시 얄밉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기죽거나 위축되지 않기 때문이다. 온몸으로 “나는 야구선수다”를 부르짖는 정근우는 맹독성 작은 고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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