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51·왼쪽) 롯데 감독과 이만수(53·오른쪽) 에스케이 감독대행
양승호·이만수, PO 전경기 투수·타자 라인업 공개
양승호(51) 롯데 감독과 이만수(53) 에스케이 감독대행. 둘 모두 초보사령탑이지만, 말솜씨만은 베테랑급 이상이다.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기 전 양 팀 더그아웃은 두 감독의 솔직담백한 말로 가득 채워졌다.
먼저 타격 연습을 소화한 홈팀 롯데의 양승호 감독이 입을 열었다. 양 감독은 전날(15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이례적으로 1~3차전 선발을 예고한 상황. 원래 1차전 선발만 밝히고 2~3차전은 1차전 경기 결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선발을 정한다. 이에 대해 양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 어느 정도 상대 선발을 아는데 숨길 필요가 뭐가 있는가”라며 “우리 선발들은 시즌 다승 순이다. 다승 순으로 안하면 선수들이 삐질 것 같아서 그리 했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선발 라인업도 경기 3시간 전에 미리 공개했다. 상대 타순에 대해서는 “(타격)감은 (익으면)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준플레이오프 때 잘 쳤던 정근우보다는 막 감이 익어가고 있는 최정을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준플레이오프 때보다 훨씬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이 감독대행은 1~4차전 선발 카드를 모두 내보인 상황. 그는 “2차전 선발예정이던 송은범이 감기 때문에 안 좋다. 고든이 2차전, 송은범이 3차전이니까 오해없기 바란다”며 운을 뗐다. 이어 선수들이 방망이 훈련을 하기 전부터 1번부터 9번까지 선발 라인업을 줄줄이 말했다. “박진만은 감기 때문에 링겔까지 맞았다. 이틀 동안 훈련을 못해서 9번에 배치했다”는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다. 옆을 지나던 주장 이호준을 붙들고는 “네 자랑을 많이 했는데 절대 부담은 갖지 말라”며 “부산에서는 네가 잘했으니까 뒤로 미루지 말고 꼭 네가 해결해라”고 큰소리로 부탁하기도 했다. 준플레이오프 때보다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미디어데이 때부터 갖고 있는 모든 패를 숨김없이 꺼내보였던 두 감독. 이번 플레이오프가 ‘초보 시리즈’면서 ‘정공 시리즈’인 이유다.
부산/김양희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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