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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완투, 차일목 만루포… 기아 기선제압

등록 2011-10-08 18:45수정 2011-10-08 19:06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에스케이에 5대1 승
조범현 기아(KIA) 감독의 말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모두 설명됐다. “윤석민과 차일목이 다 했다.”

정규 시즌을 평정했던 윤석민의 완투와 차일목의 만루포를 앞세운 기아가 8일 적지인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에스케이 와이번스를 5-1로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기아는 2002년 엘지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이어오던 포스트시즌 원정 8연패의 악몽도 함께 끊었다. 문학구장은 경기 시작 2시간 6분 만에 2만7600석이 다 팔려 포스트시즌 25경기 연속 매진을 이어갔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송은범(에스케이)과 아킬리노 로페즈(기아)의 선발 맞대결로 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에이스 본능, 윤석민 에이스였지만 불안한 시선은 있었다. 이전까지 가을 야구 경험이 4경기(1승1패 평균 자책 2.3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윤석민은 시즌 4관왕(다승·탈삼진·평균자책·승률)다운 위력 투구를 보여줬다.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1회말 선두 타자 정근우에게 초구에 안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차일목이 정근우의 도루를 저지한 뒤부터 안정된 투구를 이어갔다. 2회말부터 6회말까지 박진만(볼넷), 임훈(2루수 실책)만 1루를 밟았다. 7회말 무사 1루 위기도 야수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침착하게 넘겼다. 9회말 대타 최동수에게 내준 솔로포(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40살27일)가 유일한 실점이었다. 9이닝 3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 직구 최고 시속은 151㎞까지 찍혔고, 투구수는 109개(스트라이크 70개)였다. 윤석민의 완투승은 포스트시즌 통산 41번째, 준플레이오프 5번째 기록이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으로 완투승을 거둔 선수는 2005년 한화 문동환(준플레이오프 1차전 에스케이전)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운드를 지킨 윤석민은 “1, 2회를 지나면서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 (김)광현이와의 맞대결이라 부담도 됐지만 결과가 좋아 만족한다”며 “완봉을 하고 싶었는데 9회초에 (차)일목이형의 만루홈런이 나와서 긴장이 조금 풀려 홈런을 맞은 것 같다”고 했다. 윤석민과 배터리를 이룬 차일목은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알고도 못 치기 때문에 오늘 슬라이더 위주로 볼배합을 가려 했는데, 마침 슬라이더가 아주 좋았다”고 밝혔다. 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들도 이날 문학구장을 찾아 윤석민의 투구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승리로 윤석민은 포스트시즌 ‘2승’을 챙겼다. 1승 또한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에스케이를 상대로 거둔 승리(7이닝 7피안타 무실점)였다.

윤석민과 맞대결을 벌인 에스케이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4⅔이닝 4피안타 3볼넷 1실점한 뒤 물러났다. 삼진은 1개도 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0㎞. 제구가 잘 되지 않으면서 투구수(88개)가 많았던 게 흠이었다. 이만수 에스케이 감독대행은 “김광현의 오늘 투구수를 90개 이하로 정했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내렸다”고 밝혔다.

작전의 희비 에이스 대결에서는 선취점을 뽑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아와 에스케이 모두 선취점을 내기 위해 경기 초반 총력을 다했다. 기아는 1회초 선두 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골라 출루하면서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김선빈이 볼카운트 1-1에서 댄 번트가 투수 김광현 왼쪽으로 굴러가면서 이용규가 2루에서 횡사했다. 1사 1루에서는 이범호의 좌익 선상 2루타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김선빈이 홈에서 아웃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기아는 3회초 무사 1루에서도 박기남이 번트에 실패했다. 하지만 1사 1루에서 1번 타자 이용규가 김광현과의 7구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 기회를 이어갔고, 김광현의 폭투로 만든 1사 2·3루에서 김선빈의 우익수 희생뜬공으로 선취점을 뽑는 데 성공했다.


에스케이 또한 1회말 정근우가 중전 안타로 출루, 무사 1루 기회가 왔다. 그러나 정근우는 박재상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하다가 2루에서 아웃됐다. 기아는 에스케이의 작전을 눈치채고 2구째 공을 높게 뺀 상태였다. 기아 포수 차일목의 시즌 도루 저지율은 0.232에 불과했다. 에스케이는 0-1로 뒤지던 7회말 무사 1루의 기회에서 최정이 어정쩡한 자세로 번트를 댔으나 3루수(박기남)-유격수(김선빈)-2루수(안치홍) 병살로 이어지고 말았다.

가을 남자, 차일목 가을에는 소위 ‘미치는 남자’가 필요하다. 2011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차일목(기아)이 그 구실을 해냈다. 1회말 무사 1루에서 정근우의 도루를 저지한 것만으로 그는 제몫을 다한 듯 싶었다. 하지만 방망이 솜씨가 매서웠다. 3회초 첫 타석에서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9회초 2사 만루에서는 대형 ‘사고’를 쳤다. 에스케이 마무리 투수 엄정욱을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시속 144㎞ 가운데 높은 직구를 두들겨 왼쪽 담장을 넘는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10번째, 준플레이오프 6번째 만루홈런.

차일목은 그동안 포스트시즌 5경기에 출전했으나 주전 포수 김상훈의 백업 요원이었기 때문에 역할이 미비했다. 이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터뜨린 안타가 고작 1개(타율 0.143)였다. 하지만 김상훈이 어깨 수술을 받아 올해는 가을잔치 안방마님을 꿰찼고,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차일목은 “정말 얼떨떨하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서 홈런이 되는 줄도 몰랐다”는 소감을 밝혔다.

[ 1차전 승장·패장 말 ]

조범현 기아 감독, “윤석민과 차일목이 다 했다.” = 오늘 경기는 에이스들의 대결이라서 많은 점수가 나지 않겠구나 싶었다. 9회초에 나온 만루홈런으로 확실하게 이겼다는 생각을 했다. 윤석민은 투구수가 적었기 때문에 차일목의 홈런이 아니더라도 끝까지 쓰려고 했다. 최희섭은 부상으로 공백기가 길었기 때문에 중심타선에 놓으면 부담이 될 것 같아 7번 타순에 넣었는데 꼭 찬스가 7번 타순에 걸렸다. 하루 빨리 컨디션을 되찾아 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2차전 선발은 아킬리노 로페즈이다. 2차전 또한 최소실점으로 운영해야될 것 같다.

이만수 에스케이 감독대행, “윤석민 공을 못 치겠더라.” = 윤석민 공에 대처 못한 게 패인이다. 우리 타자들이 정말 못 칠 공이었다. 작전을 한 번(1회) 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1점차를 염두에 두고 엄정욱을 냈는데 실투가 나오고 말았다. 2차전 선발은 송은범이다. 윤석민처럼 길게 던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어 믿을 수 있는 것은 중간투수밖에 없다. 타자들에게는 타석에서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했었다. 2차전도 전력으로 갈 것이다. 이제 1패일 뿐이다. 오늘 패배에 연연하지 않겠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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