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광호 포수 투입뒤 4연승
에스케이 ‘이만수호’ 5연패
에스케이 ‘이만수호’ 5연패
엘지(LG)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 갑자기 오른팔에 통증이 왔던 것. 그때가 2회말 1사 후였다. 2회초 선취점을 뽑아 기선을 잡았던 엘지 더그아웃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유원상(25)을 마운드에 올렸다. 몸도 채 풀리지 않은 상태였으나 유원상은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4⅓이닝 2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3-0으로 앞선 5회말 수비수 실책 등으로 맞은 1사 1·2루 위기에서 김강민, 조동화를 차례대로 삼진아웃시킨 것이 압권이었다. 유원상은 6회말 2사 뒤 이상렬로 교체됐다.
엘지는 3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구원투수’ 유원상의 호투를 디딤돌 삼아 에스케이를 3-0으로 제압했다. 최근 4연승을 내달린 5위 엘지는 4위 에스케이에 3.5경기 차로 다가갔다. 여차하면 ‘기적의 쌍둥이 신화’를 만들어낼 기세다.
위기에 빠진 마운드를 구원한 유원상은 지난 7월11일 한화에서 엘지로 이적한 뒤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해 7월30일 잠실 두산전 이후 13개월 만의 승이기도 하다. 경기 뒤 유원상은 “리즈가 갑자기 아파서 급하게 올라갔는데 팀이 이겨 정말 다행이다. 특별히 부담감은 없었고 최대한 길게 던지고 싶었다”며 “공격적으로 던진 것이 주효한 것 같고, 앞으로 보직에 상관없이 팀이 4강 가는 데 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원상의 공을 받은 포수 심광호는 “낮게 제구가 잘됐다”고 했다. 심광호가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쓴 뒤부터 엘지의 연승은 시작된 바 있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이끄는 에스케이는 믿었던 선발 브라이언 고든까지 패하면서 최근 5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이대호의 3타수 3안타 3타점 맹활약과 선발 고원준의 6⅔이닝 2실점 호투를 앞세워 삼성을 8-2로 제압했다. 이대호는 타율(0.342)과 타점(89개), 최다안타(141개)에서 1위를 질주했다.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삼성 선발 저스틴 저마노는 경기 전 호텔에서 휴식 중 머리를 부딪혀 어지럼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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