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이대호 이어 3위…포수로서 27년만에 도전
타격왕 싸움이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양대 산맥을 이루던 이용규(26·KIA)와 이대호(29·롯데)가 주춤하는 사이 작년 신인왕 양의지(24·두산)가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타격왕은 이용규가 대세였다. 꿈의 4할까지 넘보는 불방망이 솜씨를 자랑했다. 하지만 7월 이후 허리 통증 등으로 점점 부진하더니 8월 타율이 2할대(0.232)에 머무르고 있다. 한때 0.380을 넘나들던 타율도 0.343(23일 현재)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대호 또한 7월 부진(타율 0.292)으로 시즌 타율이 많이 떨어져 현재 0.342에 머물러 있다.
타격왕 판도를 가장 크게 뒤흔들고 있는 선수는 포수 양의지다. 양의지는 지난 19일 규정 타석을 채우면서 현재 타격 3위(0.336)에 올라 있다. 다른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타수 때문에 타율 변동 폭이 커서 컨디션 여하에 따라 순위가 오르락내리락한다. 지금껏 포수로서 타격왕에 오른 선수는 이만수(1984년·삼성) 현 에스케이 감독대행이 유일했다. 양의지가 27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는 셈.
양의지는 현재 팀이 4강권에서 멀어져 있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이용규와 이대호는 팀이 치열한 2~4위 전쟁 중이라서 개인 성적에 욕심 낼 여력이 없다. 다른 선수들보다 경기가 많이 남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다만 포수라는 위치상 체력 소모가 많다는 것은 단점이다. 양의지는 “올해는 그냥 정확히 맞춘다고만 생각하고 있는데 밀어 치는 타구도 나오고 또 정확하게 맞아 나가는 것도 같다”며 “타격보다는 포수로서 임무에 더 충실하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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