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전서 9회말 역전 3점포
복귀 뒤 10경기 타율 0.372 맹타
복귀 뒤 10경기 타율 0.372 맹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29)는 전날(23일·한국시각) 경기에 결장했다. 셋째 딸의 출산을 옆에서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추신수에겐 무빈, 건우 아들 둘만 있었다. 24일, 매니 악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동갑내기 아내 하원미씨 곁을 지키던 추신수에게 전화해 출장 여부를 물었다. 4연패로 팀이 다급한 상황이었기 때문. 아내는 경기에 나가라며 등을 떠밀었고, 딸을 얻은 추신수의 방망이는 시원하고 돌아갔다.
이날 안방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추신수는 팀이 4-5로 뒤진 9회말 무사 1·3루에서 시애틀 구원 투수 브랜던 리그가 던진 시속 94마일(153㎞)의 직구를 받아쳐 끝내기 좌중월 3점포(시즌 7호)를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극적인 한 방으로 클리블랜드는 7-5로 이기며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곧바로 열린 2차전에서도 3루타와 솔로포를 몰아쳤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좌중간 3루타,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좌완 선발 앤서니 바스케스의 시속 111㎞ 커브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시즌 8호)를 기록했다. 아쉽게도 클리블랜드는 7-12로 패했다.
더블헤더 2경기 기록은 8타수 4안타 1볼넷 5타점 2득점. 4안타는 홈런 2개, 2루타 1개, 3루타 1개 등 모두 장타였다. 이날 활약으로 시즌 타율은 0.256에서 0.262로 올랐다. 추신수는 왼손 엄지 골절에서 회복해 그라운드로 돌아온 13일 이후 10경기에 나서 타율 0.372(43타수 16안타) 3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추신수는 경기 뒤 누리집에 밝힌 소감에서 “홈런 후 베이스를 밟으면서 아내와 셋째 아이인 딸 애비게일을 생각했다”며 “그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을 줬다”고 말했다. 1차전 끝내기 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서는 “과거에 리그를 상대해 본 적이 있다. 싱커가 아주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방망이에 공을 맞추자고만 생각했다. 빠른 스윙을 하려고 했고 운좋게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 “딸이 태어난 다음날 내 야구 인생 첫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마치 드라마 같다”고 했다. 그의 함박웃음이 들리는 듯하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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