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간순위. (26일 현재)
투수들 지친 팀엔 꿀맛 휴식
방망이 달아오른 팀엔 찬물
방망이 달아오른 팀엔 찬물
전국적으로 내린 장맛비와 태풍 ‘메아리’의 영향으로 주말(25일, 26일)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가 모두 취소됐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어오던 프로야구가 비의 습격에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월요일(27일) 휴식일을 포함해 이번 비로 구단별로 적게는 사흘, 많게는 엿새 동안 쉬게 됐다.
엘지(LG)로선 고마운 비였다. 엘지는 현재 이택근, 이대형, 박경수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데다가 박현준,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 등 선발들이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 이효봉 <엠비시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번 비로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온 엘지 투수들이 잠시 쉴 시간을 갖게 됐다. 엘지는 선발로 버텨온 팀이기 때문에 이번 휴식으로 덕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엘지는 21일 넥센전을 끝으로 계속 쉰 탓에 무뎌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에스케이(SK)도 에이스 김광현이 2군으로 내려가 선발이 부족한 상황에서 3경기를 쉬어 한숨을 돌렸다. 정우람 등 쉼없이 던져온 중간계투진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주중 삼성전에서 3연패를 당했던 한화나 투수 보직 문제로 어수선한 롯데도 전력을 추스를 시간을 벌었다.
방망이를 한껏 예열시킨 두산과 삼성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한 주였다. 두산은 이종욱, 정수빈 테이블세터가 살아났고 김현수, 최준석 등의 방망이도 매섭게 돌아가 중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었다. 삼성 또한 최형우 등의 활약에 힘입어 24일 넥센전에서 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기아는 최희섭이 부상을 당했으나 김상현의 공격력이 되살아나는 기미를 보였기에 비가 조금은 야속해 보인다.
이효봉 해설위원은 “모든 팀들이 순위 싸움 등으로 지쳐 있었는데 이번 비로 자기 팀을 정비할 시간을 갖게 됐다”며 “휴식을 계기로 반환점을 돌아 28일부터 본격적으로 2라운드에 접어든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고 밝혔다. 프로야구는 26일 현재 전체 시즌 중 49.6%(264경기)를 소화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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