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2일만에 마운드 올라
묵직한 ‘참회 직구’ 던져
묵직한 ‘참회 직구’ 던져
표정은 잔뜩 상기돼 있었다. 그의 손을 빠져나간 공은 높게 제구되기도 했다. 하지만 묵직한 공으로 상대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땐 역시 그다웠다. ‘풍운아’ 김진우(28·KIA)가 화려한 복귀식을 했다.
김진우는 17일 광주 삼성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음주와 폭행, 그리고 팀 무단 이탈 등으로 2007년 8월1일 임의탈퇴 신분이 된 뒤 3년 11개월 8일 만이었다. 경기 전 그는 “현재 몸상태는 80% 수준이다.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으나 기회는 일찍 찾아왔다. 타선이 3회에만 9점을 뽑아내는 등 선발전원안타 및 전원득점으로 점수 차를 17-1까지 벌려 8회초 가벼운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의 등판은 2007년 7월6일 수원 현대전 이후 1442일 만. 그는 김상수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이영욱·강명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이닝 4타자 2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13개였다. 직구(8개) 최고 구속은 148㎞가 나왔다. 커브(3개)는 128㎞, 슬라이더(2개)는 138㎞.
김진우는 경기 뒤 담담한 표정으로 “신인 때 처음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를 상대한 기분이었다”며 “경기 전 돌아가신 어머니께 도와달라고, 지켜봐달라고 기도했는데 어머니가 내 기도를 들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진우는 2002년 당시 신인 최고 계약금인 7억원을 받고 기아에 입단했으며 데뷔 첫해 12승(11패)을 올렸고 탈삼진왕도 차지했다. 2007년 임의탈퇴 전까지 6년 동안 기아 에이스 역할을 하며 47승34패 평균 자책점 3.66의 성적을 올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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